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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기대수익률

입력
2007.07.1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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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그렇게 대단한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다(Not Very Great Expectation)." '이 시대 최고의 투자가', '오마하의 현인' 등 최상의 찬사를 받는 미국의 투자가 워렌 버핏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이 지난해 초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다음날 월스리트저널 신문은 이 표현을 금융면 톱 기사의 제목으로 그대로 인용했다.

그가 권고한 기대치는 6~8%다. 그야말로 대단치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버핏이 지난 40년간 거둔 연평균 수익률은 21.5%. 버핏 자신의 기대치는 그 이상이 아닐까 싶다.

▦일정한 자금을 투입해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하는 이익의 기대치를 '기대수익률'이라고 한다. 기대가 현실이 될 수는 없다. 기대수익률과 실현수익률의 차이가 투자의 위험성, 즉 리스크 부분이다.

기대수익률을 높게 잡으면 리스크는 그만큼 올라간다. 리스크가 전혀 없이 기대수익률이 바로 실현수익률이 되는 대표적 금융상품이 정부의 국고채다. 현재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4.8%다.

기대수익률은 모든 투자 활동의 출발점이다. 부동산, 증권, 예금 등 다양한 투자수단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는 기대수익률이 좌우한다. 시중 자금 흐름도 이 수치를 따라 다닌다.

▦ 주식시장이 코스피지수 2000을 향해 파죽지세로 내닫고 있다. 올들어 12일까지 주가가 33.13%나 급등했고, 한국은행이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금리까지 인상했지만 소용이 없다.

주식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지난해 한 경제신문이 직장인 650여 명을 대상으로 재테크 기대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20%면 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44.8%로 가장 많았다.

30% 이상도 25.0%에 달했다. 최고의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국민연금의 내년도 기대수익률이 6.5%인 것을 감안하면 과욕이 아닐 수 없다.

▦ 한국인의 투자패턴은 화끈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이거다 싶으면 '올인'을 불사한다. 위험 회피, 분산 투자 같은 투자원칙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올 2월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가 "수익이 예상된다면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주식시장의 활황이 반갑기보다는 불안하게 생각되는 이유다.

인기투자 종목이 업종별로 돌아가는 주식시장의 '순환매' 현상처럼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옮겨온 느낌도 든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정치판 대선후보 캠프로 몰려드는 인사들의 기대수익률은 얼마인지 궁금해진다.

배정근 논설위원 jkp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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