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도 두렵지 않다.’
K리그 챔피언이 세계 최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게 한국 축구의 매운 맛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K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전세계 클럽축구 대항전인 ‘피스컵 코리아 2007’에 참가한 성남 일화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턴 원더러스와의 대회 개막전에서 선제골을 빼앗기고도 후반 막판 남기일의 기적 같은 동점골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거뒀다.
김두현 김상식 최성국 등 주력 멤버들이 아시안컵 출전으로 뛰지 못한 가운데 거둔 무승부라 더욱 값진 결과였다. 성남은 지난 시즌 EPL 7위에 오른 유럽의 강호 볼턴을 오히려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이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4만8,000명의 구름 관중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 갈채를 받았다.
전세계 유수의 명문 클럽들이 대거 방한해 자웅을 겨루는 ‘피스컵 코리아 2007’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성대한 개막식을 올리고 열흘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개막전을 장식한 K리그 챔피언 성남 일화와 EPL의 명문 볼턴 원더러스의 경기는 90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 넘치는 승부였다.
성남과 마찬가지로 볼턴 역시 주포인 니콜라 아넬카(프랑스)를 아껴두고 또 다른 공격수인 엘 하지 디우프(세네갈) 역시 기용하지 않았지만 세계 최고로 꼽히는 EPL의 위력은 살아 있었다. 볼턴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4골을 넣은 주장 케빈 놀란을 중심으로 선이 굵은 EPL식 축구로 성남의 문전을 끊임없이 위협했다.
선제골은 후반전 10분여를 남긴 상황에서 터졌다. 후반 33분 공격을 진두지휘하던 미드필더 케빈 놀란이 문전 혼전 상황에서 성남 김해운 골키퍼가 지키고 있던 골네트를 가른 것.
하지만 올시즌 K리그 1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기록한 성남은 EPL을 맞아서도 지는 법을 모르는 듯했다. 브라질 용병 콤비 모따와 이따마르를 중심으로 볼턴을 위협한 성남은 후반 42분 박광민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남기일이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트리며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성남은 A조에서 가장 난적인 볼턴과 비기면서 조 1위로 결승 진출을 노릴 수 있는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성남은 14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라싱 산탄데르와 조별리그 두번째 경기를 치른다.
한편 이날 오후 8시부터 전남 광양구장에서 열린 치바스 과달라하라(멕시코)와 산탄데르전에서는 과달라하라가 5-0 대승을 거두고 승점 3을 확보, 각각 승점 1의 성남과 볼턴을 제치고 A조 선두로 나섰다. 과달라하라는 14일 볼턴과 대결한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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