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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탁현민 남자의 심리 책 낸 이 남자, 연애가 최고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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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탁현민 남자의 심리 책 낸 이 남자, 연애가 최고라는데…

입력
2007.07.14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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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선수가 어디 있어요?”

다리 힘이 탁 풀린다. 스무 명 넘는 여자와 연애했다는 남자, 최근 남자의 연애심리를 다룬 책 <남자가 대놓고 말하는 남자 마음 설명서> (이하 <남자 마음 설명서> )를 내고 ‘연애고수’를 자처한 남자의 입에서 이게 나올 수 있는 소리인가. 허탈해하는 기자에게 탁현민(34ㆍ다음기획 컨텐츠사업본부장)씨는 아예 방점을 찍는 한마디를 덧붙인다.

“전략을 짜서 연애하고 또 그 연애를 컨설팅해 준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가능하다면 세상이 너무 슬프지 않아요?”

그럼 도대체 책은 왜 낸 것일까.

“죽도록 사랑해 본 기억 있으세요? 없죠? 그것 봐. 다들 잘못 살고 있어요. 연애는 인생의 목적이에요. 이 세상은 사랑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더 살기 좋아진다니까.”

그의 설명은 이렇다. 인생 최고의 가치는 사랑과 연애다. 하지만 각박한 현실 속에 많은 이들이 이를 망각한 채 오직 돈과 성공을 좇고 있다.

“특히 요즘 여자들 남자를 조건으로만 판단하잖아요. ‘깔끔한 외모, 만족할 만한 경제력, 여자의 마음을 알아 주는 이해심.’ 이것만큼 위험한 생각이 없어요. 그건 유부남들이나 갖출 수 있는 조건이니까. 결혼도 안한 총각이 여자를 이해하면 얼마나 이해하며, 돌봐주는 살뜰한 아내가 없는 데 어떻게 깔끔하겠어요. 돈 벌어도 헤프게 쓰는 건 당연하고요.”

탁씨는 조건을 보는 대신 남자의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연애의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풍부한 여자 경험’을 바탕으로 남자가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순간과 싫증을 내는 순간들을 대담무쌍하게 써냈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는 매력이 있죠.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숨어 있어 그렇지. 그래서 남자들은 각자 여자들의 다양한 면에서 매력을 느낍니다. 그렇지만 공통적으로 남자들이 갖고있는 성향은 있거든요. 가령 스킨십에 인색하지 않은 여자는 요조숙녀인척 하는 여자보다 훨씬 끌리죠.”

탁씨는 연애는 강한 에너지를 내며 그 에너지가 인생을 충만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믿는다. 연애서적이 유행하는 시류를 일종의 계시로 받아들인다.

“저는 연애서적이 쏟아져 나오는 게 각박해진 세상이 인류에게 보내는 각성의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환경이 기후이상으로 인간에 저항하듯이 말이죠. 진짜 사랑을 모르는 요즘 사람들이 정말 너무 안타까워요.”

물 한잔을 마시려고 해도 물을 따르는 수고를 해야 하듯이 ‘그 좋은’ 연애의 감정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논리다. ‘뜨거운 연애’를 위한 ‘뜨거운 노력’을 기울이는 데 자신의 책이 실마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한다.

탁씨는 결혼 7년차 유부남이다. 무수한 연애중 진짜 ‘찐하게’ 사귄 두 명중 한 명이 지금의 아내다. 그런데 그의 아내는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는 그의 책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 책이 그저 픽션(허구)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게 또 여자의 매력이죠. 심증이 있어도 물증이 없으면 그냥 믿고 마는 것.”(웃음)

탁씨는 YB(윤도현밴드), 김C, 강산에 등이 소속돼 있는 다음기획에서 일하고 있다. 공연기획과 연출이 주 임무이지만 틈나는 대로 뮤직비디오도 연출하고 한양대와 SBS방송아카데미에서 강의도 하며 비디오아티스트로도 활동하는 재주꾼이다. 한때는 백댄서와 과일장사도 했다.

“대학시절 과일 판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과일이 모두 현금으로만 거래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돈 좀 벌겠다 싶어서 선배 한명과 아예 밭을 사서 배농사를 시작했죠. 첫 해부터 작황이 무척 좋아 밭주인이 3배로 쳐줄 테니 도로 팔라고까지 했었는데….”

정성으로 기른 배가 가득 담긴 5톤 트럭 두 대는 경부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했고 탁씨는 도로에 나뒹구는 배를 붙들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아쉽다는 탁씨. 다채로운 이력은 그가 인생에 품고있는 열정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열정이 지금은 온통 사랑과 연애에 쏠려있지만.

탁현민이 말하는 매력 있는 여자

■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하는 여자

수없이 많은 '예쁜 언니'들과 '잘빠진 언니'들이 남자 곁을 스쳐가지만 남자의 기억에 남는 사람은 자신감 있는 여자다. 어차피 연애는 제 눈의 안경이다. '촌출(村出)'의 남자들이 얼굴 하얗고 긴 생머리의 다소곳한 여자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상에는 서울에서 자란 남자도 있고 해외에서 건너온 남자도 있다. 여자들이여, 예쁘지 않아도 자신 있어 보이는 척이라도 하라.

■ 남자보다 길을 잘 아는 여자

남자는 여자에게 생활정보나 일반상식에서 뒤처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더욱이 남자는 차를 자기와 동일시 하는 경향이 있어 운전할 때 절대 다른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지 않는다. 이럴 때 여자가 화를 내지 않고 '여기선 우회전, 저기선 좌회전' 하고 알려주면 남자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동시에 현명하게 보일 수 있다.

■ 아프리카 난민을 돕는 여자

연애경험이 풍부한 남자일수록 심성 좋은 여자에 끌린다. 적지 않은 남자들이 절대적인 기준으로 봐서는 '난감한' 외모를 가진 여자친구를 '그래도 착하다'며 보듬고 사랑한다. 자신이 돕고 있는 아프리카 어린이 사진을 보여주는 여자를 보면서 '사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남자는 없다.

■ 탁현민 프로필

1973년생. 1999년 성공회대 사회학과 졸업 후 2001년까지 참여연대 문화사업국 간사로 활동했다. 2001년 KMTV 뮤직퍼블리싱 프로듀서, 인터넷뉴스 오마이뉴스 문화사업국 등을 거쳐 2002년부터 다음기획 컨텐츠사업본부장을 맡아 공연 기획과 연출을 담당하고 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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