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전국 50여 곳의 사찰들이 다양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개발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일상의 피곤함을 털어버리고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려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템플스테이는 불자 외에도 일반인의 참여가 늘면서 이제는 연중 행사로 자리잡았다.
올 여름에는 수련을 중심으로 한 선(禪) 수행, 사찰 문화 체험 등 전통적인 프로그램 외에 영어ㆍ한문캠프, 트레킹, 선무도 등 다채로운 주제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 눈에 띈다. 그 가운데 초등학생, 청소년, 직장인을 대상으로 특화한 몇 가지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 초등학생을 위한 영어ㆍ한문캠프
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로 유명한 강화 연등국제선원은 ‘청소년 영어캠프’를 마련했다. 주지 원유 스님을 비롯해 스위스, 러시아 출신의 외국인 스님들이 영어로 부처의 일생을 가르친다. 참선, 수계 의식 등 불교문화 체험과 호국 유적지인 광성보 등과 강화역사관 참관 등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프로그램들도 준비했다.
해남 미황사는 초등학교 4~6년생을 대상으로 ‘한문학당’을 진행한다. 7박 8일간 단기 출가 형식으로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주지 금강 스님 등이 ‘법구경’ ‘명심보감’ 등을 편집한 ‘수심보경’을 강독한다. 숲 해설가와 함께 하는 달마산 숲 체험, 사찰의 역사와 가람 배치 강의, 요가명상 등 문화체험을 병행한다.
■ 청소년을 위한 심신수련
신라 화랑의 수련장이던 경주 골굴사는 ‘청소년 화랑 수련회’를 연다. 컴퓨터 게임이나 과중한 학습으로 정서가 불안하고 신체가 허약한 청소년을 위한 ‘선(禪) 무드라 명상 테라피’, 외국인 사범과 영어 강사가 함께 지도하는 ‘영어로 배우는 선무도 캠프’ 등 인성교육과 심신단련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화산으로 옮기며 중창한 역사를 지닌 화성 용주사는 ‘여름 효행 수련회’를 마련했다. 용주사는 청소년에 국한하지 않고 초등학생ㆍ성인반으로 나눠서 진행하며, 부처가 부모의 은혜에 관해 설법한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낭독하면서 부모의 은혜를 돌아보는 명상과 수행의 시간을 갖는다.
■ 직장인을 위한 프로그램
부안 내소사는 자연과 더불어 사색을 즐기는 ‘트레킹 템플스테이’를 준비했다. 주말에 1박 2일이나 2박 3일 코스로 진행하는 도시 직장인을 위한 휴식형 프로그램이다. 내소사를 출발해 직소폭포와 관음봉 등 내변산의 주요 지역을 경유한다. 학생과 어린이는 보호자가 동반하면 참여 가능하다.
서울 길상사와 고양 흥국사는 주말 선 수련회와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준비해 휴가철 멀리 떠나지 못하는 도시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정신수양 및 각종 사찰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밖에 순천 송광사, 구례 화엄사,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 등 대형 사찰도 어김없이 수행 중심의 템플스테이를 진행한다. 자세한 정보는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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