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11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외국인 산업연수생 관리 업무를 대행하면서 연수업체로부터 4년 동안 12억5,000여만원을 부당 징수했다고 밝혔다. 기협중앙회는 이 돈을 회장 차량 구입비와 유류비 등에 전용하고, 중앙회 직원들의 퇴직금 중간정산을 위해 무이자로 빌려 쓰는 등 쌈짓돈처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중앙회는 외국인 산업연수생 관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연수생 1인 당 3년간 38만원의 연수관리비를 연수업체로부터 징수하고 있다. 그런데 연수업체의 부도, 휴ㆍ폐업, 연수생의 중도 출국 등 사유가 있을 때는 기간에 따라 남은 비용을 연수업체에 반환해야 한다.
또 연수생이 새 업체로 근무처를 바꾼 경우엔 잔여 연수기간에 대한 관리비만 징수해야 한다.
그러나 중앙회는 2003년부터 2007년 3월까지 산업연수생 1만4,859명의 근무처를 변경하면서 이전 업체에 관리비 잔여분만 반환하고 새 업체에 대해선 남은 연수 기간과 관계없이 38만원의 관리비를 모두 징수, 12억5,790만원을 부당하게 챙겼다.
중앙회는 이 돈을 ‘외국인 산업연수 특별회계’에 편입해 관리하면서 외국인 산업연수와 무관한 직원들(18명)의 인건비로 지난해에만 6억원을 부당 집행했다.
또 기협 중앙회장의 차량구입비와 유류비, 일부 사무실 임대료 등에 전용했고, 2000년 직원들의 퇴직금 중간정산을 위해 이 특별회계에서 58억원을 빌려 쓴 뒤 무이자로 상환해 최소 22억8,000만원의 이자 손실을 봤다.
감사원은 기협중앙회가 연수업체로부터 부당 징수한 관리비를 모두 반환하는 한편, 대여자금에 대해선 적정 이자를 가산해 상환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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