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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꺼진 경기장'… 징크스가 또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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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꺼진 경기장'… 징크스가 또 덮쳤다

입력
2007.07.1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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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아시아 최고의 축구 잔치인가.

47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축구대표팀이 개운치 않은 무승부로 첫 스타트를 끊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종료 5분여를 남기고 경기장 조명이 꺼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겹치며 아쉬운 1-1 무승부에 그쳤다.

최성국(성남)의 선제골로 1989년 이후 18년만에 사우디전에서 승리를 낚으려 했던 ‘베어벡호’는 후반 어처구니 없는 수비실수로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한 데 이어 경기 종료 직전 정전 사태까지 나와 인도네시아 현지 날씨만큼이나 '불쾌지수' 높은 결과를 받아 들게 됐다. 한국과 사우디는 승점 1을 얻는데 그쳐 바레인을 2-1로 꺾은 홈팀 인도네시아에 이어 조 2위에 머물렀다.

18년간 2무3패로 상대전적에서 절대 열세에 있는 상대였다. 1-1 무승부가 나쁘다고만 말할 수는 없는 결과다. 하지만 한국은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찝찝한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최전방 원톱에 조재진(시미즈)을 세우고 좌우 날개로 염기훈과 최성국을 기용한 베어벡호는 전반 초반 매끄럽지 않은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전부터 측면 공격을 중심으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첫 골은 사우디의 좌우 측면을 부지런히 뒤흔든 최성국과 염기훈의 콤비 플레이에서 나왔다. 후반 21분 염기훈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최성국이 달려들며 헤딩골을 성공시킨 것. 최성국은 2003년 9월 아시안컵 예선 오만전 이후 3년 10개월만이자 자신의 통산 두 번째 A매치 골맛을 봤다.

멋진 선제골에 비해 동점골은 아쉬움이 많았다. 한국은 후반 32분 악몽같은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사우디의 마즈가 페널티지역 왼쪽 엔드라인에서 중앙으로 돌파를 하자 오른쪽 윙백 오범석이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선언 당한 것. 야세르 알 카타니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 1-1 무승부를 만들었다.

이후 한국은 추가골을 노렸지만 경기 종료 6분을 남기고 조명이 꺼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해 24분 뒤에야 경기를 재개했다. 오히려 한국은 후반 인저리타임 교체 멤버 사드에게 역전골을 내줄 뻔 했지만 다행히 골 포스트를 빗나갔다. 한국은 15일 오후 9시35분 같은 장소에서 바레인과 D조 2차전을 벌인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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