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 노동조합이 10일 정규직의 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전국 4개 병원에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외래 환자의 예약 날짜가 미뤄지고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부분적으로 진료에 차질을 빚었다.
연세의료원 노조는 의료원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결렬되자 이날 오전10시 서울 마포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노조원 2,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신촌을 비롯해 용인, 영동세브란스 병원과 연세의료원 산하 광주정신건강병원 등 전국 4개 병원 노조가 파업에 참여했다.
파업이 시작된 뒤에도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에는 필수인력이 배치돼 환자들이 병원 이용에 큰 차질을 빚지는 않았지만 외래 환자들은 대기 시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 길어지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의료원은 외래환자를 평소의 50% 수준으로 줄이고, 병상도 70%만 운영하고 있으며 예약 환자의 절반 정도는 진료 날짜를 미뤘다.
노조측은 “응급실, 중환자실, 인공심장실, 분만실, 수술실, 신생아 집중치료실, 뇌졸중 치료실, 종양학과 치료실, 방사선 종양학과 치료실 등에는 필수인력을 빼지 않을 것”이라며 “조합원 4,000여명 중 2,000여명은 파업에 참가하지 않고 정상 근무한다”고 말했다.
노사는 그 동안 임금 인상안, 명예퇴직 조건 향상, 퇴직자 처우개선, 자녀학비 상향조정,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등을 두고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특히 기본급 4% 인상과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200여명(전체 비정규직 800여명)에 대한 즉각적인 정규직 전환을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하고 직원 감축 시 노조와 합의할 것도 요구하고 있지만 의료원측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병원 노사에 대해 ‘조건부 직권중재’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조건부 직권중재는 중노위가 노사에 강제 중재안을 제시하는 직권중재를 일시 보류하는 것으로 병원 등 필수공익사업장 노사가 자율적 교섭으로 해결할 것을 약속하거나 파업 등 쟁의 때도 필수업무를 유지할 것을 약속할 때 내리는 결정이다.
김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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