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10일 "경선과정에서 도를 넘는 상대 후보 비방 등으로 해당 행위를 한 사람들은 내년(총선)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상대 후보에 대한 원색 공격에 앞장서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일부 의원을 내년 총선에서 공천 탈락시킬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취임 1주년(11일)을 즈음해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각 캠프가) 당을 종이 호랑이로 생각하면 안 된다"며 "총선에는 당에 기여하고 국민에게 비전을 주는 사람이 출마해야 하는데 어려운 시기에 상대를 할퀴기만 한 사람이 제대로 평가 받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시장측의 고소취하 문제에 대해 "캠프는 모르는 일이고 과잉 충성하는 사람이나 친ㆍ인척들이 고소했다는 것은 견강부회 논리"라며 취하를 거듭 촉구했다.
-이 전 시장측이 고소를 취하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는 야당인데 대선후보 결정을 검찰의 손에 맡기는 꼴이 되고 있다. 단두대에 당의 머리를 들이미는 격이다. 틀림없이 취하할 것이다. 정치를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니고."
-검찰은 고소를 취하해도 계속 수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명예훼손은 고소한 사람의 의사에 반해서 기소를 못한다. 그런데도 수사를 한다면 정략이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박 전 대표측은 자기들 지원으로 강 대표가 당선됐는데 지금은 '이명박 구하기'에 나섰다고 불만이다.
"(박 전 대표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 그러나 한쪽 편을 든다는 것은 터무니 없다. 나나 이재오 최고위원이 한 쪽 편만 들면 당이 유지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최고위원이 캠프 대표로 국무총리실에 가서 경호원들과 실랑이한 것은 잘못했다고 지적했다."
-19일 검증청문회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각종 의혹에 대한 경선후보들의 답변을 들어보면 거짓말을 하는지, 문제가 있는지 국민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후보들은 진실되게 해명해야 한다. 재산을 문제 삼으면 자료유출을 따지고, 고 최태민씨에 대해 물으면 '벼락 맞을 일'이라고 하는 태도로는 곤란하다."
-경선 후유증을 치료할 대책이 있는가.
"경선이 끝난 뒤 진 쪽이 훼방을 놓기 힘들 것이고 이긴 쪽도 덧셈의 정치를 할 것이다. 살생부 같은 것을 이긴 쪽이 만든다면 내가 그걸 막는 보험회사 사장 역할을 할 것이다."
-새 대북정책에 대해 박 전 대표 등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새 대북 정책이 당 정강ㆍ정책에 어긋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외유내강형으로 정리한 것뿐이다. 뼈대를 지킨다고 오십견에 걸린 사람처럼 몸도 못 움직여야 하는가."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범 여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이 선두다.
"손 전 지사가 설마 그런 식으로 당을 박차고 나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 쪽은 범국정 파탄세력의 모임인데 거기 가서 무얼 하겠다는 것인가. 결국은 본인의 입신양명 때문에 나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 1년 간 가장 힘들었던 때는.
"경선 룰 논쟁의 와중에 재보선 패배와 얽혀서 거대한 물결이 지도부를 압박해 왔을 때 곤혹스러웠다. 언론을 상대로 내 소신 발표하고 후보들을 벼랑 끝으로 몰았는데, 그래도 안돼 의원직을 걸었다. 그때 정말 정치인생을 다 걸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의미 있는 일이었고 나름대로 역할이 있었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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