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이제야 인간 세상에 돌아왔어요.”
세계 최초로 얼굴 전면 이식수술을 받아 할리우드 영화 ‘페이스 오프’의 실제판으로 유명해진 프랑스 여성 이사벨 디느와르(40ㆍ사진)가 수술을 받은 지 18개월 만에 처음 가진 인터뷰를 통해 최근의 심경을 이렇게 털어놨다.
디느와르는 일간 <르몽드> 토요일판에 게재된 독점 회견에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자신의 얼굴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대면할 수 있는 얼굴과 웃음, 표정을 갖게 됐다”고 기뻐했다. 르몽드>
싱글맘인 디느와르는 2005년 5월 수면제를 복용하고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사이 애완견인 래브라도가 코와 입술, 턱을 물어 뜯는 바람에 흉측한 얼굴을 갖게 됐다.
사고 후 디느와르는 두 딸조차 그를 쳐다보지 않을 정도로 험한 몰골 탓에 주변과 담을 쌓았다가 그 해 11월 기증된 숨진 젊은 여성의 얼굴을 이식하는 전대미문의 ‘페이스 오프’ 수술을 받았다.
그간 디느와르는 수술자국이 빠르게 아물면서 오똑하고 곧은 코와 단아한 턱, 도톰한 입술을 갖게 됐고 정신적인 안정도 되찾고 딸들과 새로운 삶을 설계하고 있다.
디느와르는 “내 일부분과 특징이 이미 영원히 사라졌지만 예전의 얼굴에 대한 기억을 열심히 간직하려 애쓰고 있다”며 “지금 얼굴이 내 것은 아니지만 항상 거울을 보면서 새로운 나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디느와르는 과거의 상처를 완전히 마음 속에서 지우지 못한 듯 “옛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다시 꺼내 볼 엄두가 안 난다. 너무 고통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래도 디느와르는 애써 “새 얼굴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사진들을 볼 필요가 없다”고 스스로 자위하고 있다면서 “내가 이식수술을 선택한 만큼 더 이상 문제 될 것은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르몽드> 는 최근의 디느와르를 촬영한 사진을 게재하지 않았지만 “그의 새 얼굴이 대단히 조화롭게 배치돼 있으며 거의 정상으로 복원됐다”고 소개했다. 르몽드>
그는 얼굴 부위의 신경이 다시 느껴졌을 때 전류가 몸에 흐르는 듯한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았다고 술회했다.
디느와르는 지난 6개월간 얼굴 표정을 짓는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입술 치료와 대화하는 법을 열심히 배워 왔다.
그는 리용에 모여 자신을 수술해준 50명의 의료진은 물론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역경을 이겨낸 자신과 가족, 얼굴 기증자의 가족에 거듭 감사를 표시하며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디느와르는 특히 익명의 얼굴 기증 여성에 대해선 “하루도 그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다. 앞으로도 두 번째 삶을 내게 준 그는 영원히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며 인터뷰를 끝냈다.
이정흔 기자 viva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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