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4역 명 받았습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구조, 구급, 차량운전, 화재진압 등 다기능(멀티) 전문능력을 갖춘 소방관을 양성, 배치키로 하고 9일 3명의 멀티 소방관을 전국 처음으로 선발했다.
지난 3일과 6일 경기소방학교 등에서 이틀에 걸쳐 실시된 멀티소방관선발대회에서 1기 멀티소방관으로 선발된 소방관은 이성형(35ㆍ동두천소방서) 소방교, 민영종(38ㆍ양평소방서) 소방장, 이성형(35ㆍ동두천소방서) 소방교 등 3명.
이들은 1종 대형면허 보유, 4주이상 구조교육 수료, 구급자격소지 등 3가지 자격을 갖춘 도내 소방장 이하 28명과 3개분야 8종목을 겨뤄 당당히 1∼3위를 차지했다.
선발과정은 험난했다. 상당한 전문지식과 훈련량을 요구하는 펌프카와 고가차, 화학차 등 특수설비를 다루는 필기 및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수영장 2m 바닥에 있는 25㎏의 마네킹을 구조해 25m를 헤엄쳐 오거나 14m 높이의 직벽을 초를 다투며 오르는 것은 보통의 체력으로는 어림없는 일이었다.
특히 8㎏의 호흡기를 쓴 채로 11층을 뛰어올라 25㎏의 마네킹을 들고 2층을 또 뛰어올라가는 것은 ‘지옥 테스트’로 통했다. 가장 섬세한 동작을 요하는 심폐소생술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최진종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은 “구조, 구급, 차량운행 등 부분별로 편재된 현행 제도는 대체근무가 곤란해 만성적인 인력부족을 초래한다”면서 “다기능 전문능력을 갖춘 멀티 소방관을 집중 육성해 인력운영의 탄력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현장대응능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방재난본부는 멀티소방관을 양성할 경우 현재 격일제(주 84시간) 근무강도를 3교대 수준으로 완화하는 데 필요한 인력 1,888명을 918명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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