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 삼성전자의 부활 여부를 놓고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3일부터 9일까지 5거래일 연속 강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6일에는 무려 6.09%(3만6,000원)나 올라 홀로 종합주가지수(KOSPI)를 10포인트 이상 끌어올렸다.
주말을 넘긴 9일에도 2.55%(1만6,000원)의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가 과연 반도체주에 대한 중장기적‘추세 전환’때문인지, 아니면 단기적인 착시현상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증권사들은 9일 일단 하반기 반도체 업황의 추세전환 전망에 무게를 두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메리츠증권은 LCD와 낸드플래시, 핸드셋 부문 등의 호조로 삼성전자 실적이 하반기에 개선될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70만원으로 올렸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감소하던 영업이익은 2분기 9,300억원을 저점으로, 3분기 1조4,100억원, 4분기 1조4,200억원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근거는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가격상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이다. 현대증권은 D램 고정거래 가격의 상승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64만원에서 67만~7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김장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고정 거래값 상승은 예견됐지만 상승폭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동부증권은 “메모리 경기가 상승 전환했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73만2,000원으로 높였다.
이민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은 여전히 공급과잉 상황이지만 재고위험이 줄고 있다”며 “낸드플래시 메모리도 애플 아이폰 판매열풍 등으로 공급부족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9,100억원으로 전망했다. 송종호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13일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이미 낮아진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의 관심은 하반기 전망에 더 쏠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반도체 업황의 본격적인 추세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대우증권은 반도체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단기 업황 호조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한요섭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 연구위원은 “주가 측면에서 단기 상승세는 이어졌지만 중장기적인 회복 사이클의 시작이라고 보기엔 아직 확인이 필요하다”며 “투자자들의 기대심리에 따른 착시효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강세는 하반기 이익이 상반기에 비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며 “하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여전히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증권도 반도체의 장기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라며 단기매매를 권고했다. 박정욱 SK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조사기관은 올 하반기 메모리 시장이 다소 숨통이 트일 수는 있지만 반도체 업체가 생산을 줄이지 않는 한 내년 상반기에 다시 극심한 공급과잉을 예상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쯤 수급 균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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