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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명문고 '이유있는 대입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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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명문고 '이유있는 대입돌풍'

입력
2007.07.10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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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고는 전형적인 농어촌 공립학교다. 사교육 기관은 구경하기조차 힘들지만 4년제 대학 진학률은 대도시 웬만한 고교와 맞먹는 83%다. 올해 서울대에만 2명이 합격했다. 지역균형선발전형과 농어촌특례입학을 통해 컴퓨터공학부와 사범대에 들어갔다.

고려대 3명, 연세대 1명, 서울교대 2명 등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39명, 경기 및 인천지역 대학에 10명이 각각 입학했다. 3학년생이 총 267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18%가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셈이다.

이 학교 윤장식 진학부장교사는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학생들 스스로 주도하는 야간 자율학습, 매일 수업시작 전후에 1시간씩 실시하는 교육방송(EBS) 시청 등이 시골학교의 경쟁력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소개했다.

사립학교인 충남 예산고는 올해 대입시에서 지역 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서울대 2명을 비롯해 고려대 3명, 연세대 2명 등 수도권 주요 대학에 68명이나 합격했다. 졸업생 295명 중 4분의 1 가량이 서울과 경기ㆍ인천 지역 대학에 들어간 것이다.

이 학교 또한 사교육은 다른 나라 이야기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탄탄한 학교 수업과 방과후 수업을 통한 보충학습,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야간 자율학습이 유일한 ‘무기’다.

사립학교 특유의 교사들 열정도 한몫 했다. 3학년 진학담당 오병산 부장교사는 “시골 고교는 해마다 입학생 수가 줄고 있지만 내신에서 유리한데다 농어촌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이 많아 진학에 불리할 게 없다”고 강조했다. 졸업생 119명 가운데 서울대 2명, 고려대 1명 등 서울ㆍ경기 지역 주요 대학에 8명이 합격한 경북 성주고도 사정은 비슷하다.

교육인적자원부는 9일 해남고 예산고 성주고 등 전국 42개 농산어촌 고교를 우수고로 선정했다. 이들 학교는 도시 고교 뺨치는 4년제 대학 진학률(80~98%)을 기록했고, 중학교 성적 상위 20% 이상 신입생 비율이 3분의 1을 넘었다. 우수한 자원이 좋은 결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이날 발표된 농산어촌 우수고는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선정됐다. 시ㆍ도교육청이 추천한 44개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부가 구성한 전문가 평가위원회가 ‘시골 신흥 명문고 찾기’에 고심을 거듭했다.

최근 3년간 졸업생의 학업성취도와 최근 3년간 중학교 성적 상위 20% 이상 학생의 입학비율 등을 중점적으로 따진 결과, 하자가 드러난 2개 학교가 탈락했다.

평가위원장을 맡았던 임연기 공주대 교수는 “농산어촌 우수고가 시골 명문고로 확실히 자리잡으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개발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산어촌 우수고에는 올해부터 3년간 학교별로 매년 14억~18억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이 돈은 논술 및 영어교육과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 교육 소프트 분야에 중점 투자되고 장학금과 급식비, 시설 투자비 등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시ㆍ도교육청도 같은 예산을 우수고에 지원한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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