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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행복한 여자'서 비련의 여인 역 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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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행복한 여자'서 비련의 여인 역 윤정희

입력
2007.07.10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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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희(27)는 미소가 아름답다. 보조개를 살짝 만들어내는 그 웃음이. 하지만 TV에서 자주 볼 수 없다. 맡은 캐릭터마다 눈물이 많은 탓이다. “ ‘눈물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게 듣기 좋아요. 오히려 웃는 연기가 어색해요.”

<하늘이시여> 에서 윤정희는 한 장면에 꼭 한번씩 울 정도로 눈물을 쏟아내더니 요즘 KBS 2TV 주말드라마 <행복한 여자> (극본 박정란ㆍ연출 김종창)에서도 여지없이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덕분에 그녀와 관련된 속설도 생겼다. ‘윤정희가 울어야 드라마가 잘 된다’는 것. 실제 <행복한 여자> 는 최근 종영한 <쩐의 전쟁> 과 일일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 에 이어 시청률 3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울어야 한다면 울어야죠.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가슴에 맺히도록 짠한 게 있는데 어떻게 눈물이 흐르지 않겠어요.”

윤정희는 자신을 ‘눈물의 여왕’으로 만들어 준 공을 선배들의 몫으로 돌린다. “<하늘이시여> 때에는 임성한 작가에게 뿐만 아니라, 한혜숙 선배께도 연기지도를 받으면서 드라마를 이끌어 왔어요. 그래서인지 <행복한 여자> 를 하면서도 강부자 고두심 같은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더욱 편하고 좋아요.”

윤정희는 ‘비련의 여인’ 연기를 하면서 버릇이 생겼다. 벽을 보며 감정을 잡는 일이 많아졌다. 배우를 하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주저 없이 “사람”이라고 했다. <하늘이시여> <행복한 여자> 를 통해 배우보다 ‘사람’으로서 배운 게 더 많단다. 두 작품을 하면서 끊이지 않은 ‘발음 논란’에 많은 상처를 받고, 연기에 대한 회의를 느낄 때 힘이 되어준 건 다름 아닌 동료 배우들이었다. “연기는 학원에서 혹은 과외로 배울 수 있는 것만은 아니에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함께 호흡하는 과정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인복(人福)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윤정희는 아직도 자신을 ‘신인’이라고 못박는다. 때문에 배울 게 많고, 도전해 보고 싶은 역도 많단다. 그렇다고 꼭 ‘눈물의 여왕’을 떨쳐버리기 위해 일부러 새로운 역을 바라지 않는다. 어떤 역이든 노력하는 배우로 사람들이 받아들여주길 바랄 뿐이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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