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27)는 미소가 아름답다. 보조개를 살짝 만들어내는 그 웃음이. 하지만 TV에서 자주 볼 수 없다. 맡은 캐릭터마다 눈물이 많은 탓이다. “ ‘눈물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게 듣기 좋아요. 오히려 웃는 연기가 어색해요.”
<하늘이시여> 에서 윤정희는 한 장면에 꼭 한번씩 울 정도로 눈물을 쏟아내더니 요즘 KBS 2TV 주말드라마 <행복한 여자> (극본 박정란ㆍ연출 김종창)에서도 여지없이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덕분에 그녀와 관련된 속설도 생겼다. ‘윤정희가 울어야 드라마가 잘 된다’는 것. 실제 <행복한 여자> 는 최근 종영한 <쩐의 전쟁> 과 일일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 에 이어 시청률 3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울어야 한다면 울어야죠.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가슴에 맺히도록 짠한 게 있는데 어떻게 눈물이 흐르지 않겠어요.” 하늘만큼> 쩐의> 행복한> 행복한> 하늘이시여>
윤정희는 자신을 ‘눈물의 여왕’으로 만들어 준 공을 선배들의 몫으로 돌린다. “<하늘이시여> 때에는 임성한 작가에게 뿐만 아니라, 한혜숙 선배께도 연기지도를 받으면서 드라마를 이끌어 왔어요. 그래서인지 <행복한 여자> 를 하면서도 강부자 고두심 같은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더욱 편하고 좋아요.” 행복한> 하늘이시여>
윤정희는 ‘비련의 여인’ 연기를 하면서 버릇이 생겼다. 벽을 보며 감정을 잡는 일이 많아졌다. 배우를 하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주저 없이 “사람”이라고 했다. <하늘이시여> <행복한 여자> 를 통해 배우보다 ‘사람’으로서 배운 게 더 많단다. 두 작품을 하면서 끊이지 않은 ‘발음 논란’에 많은 상처를 받고, 연기에 대한 회의를 느낄 때 힘이 되어준 건 다름 아닌 동료 배우들이었다. “연기는 학원에서 혹은 과외로 배울 수 있는 것만은 아니에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함께 호흡하는 과정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인복(人福)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행복한> 하늘이시여>
윤정희는 아직도 자신을 ‘신인’이라고 못박는다. 때문에 배울 게 많고, 도전해 보고 싶은 역도 많단다. 그렇다고 꼭 ‘눈물의 여왕’을 떨쳐버리기 위해 일부러 새로운 역을 바라지 않는다. 어떤 역이든 노력하는 배우로 사람들이 받아들여주길 바랄 뿐이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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