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사진)가 7일 라틴어 미사를 재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교황 자의교서’(motu proprio)를 공개했다. 교황 자의교서는 교황 자신이 특별한 관심을 지닌 주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서명한 문서이다.
이 교서에 따르면 앞으로는 가톨릭 신자들이 요청하면 교구 신부들이 라틴어로 진행되는 ‘트리엔트 미사’를 할 수 있다. ‘트리엔트 미사’는 1570년 공의회에서 확정돼 1969년까지 존재했다. 오늘날의 의식과는 달리 사제가 신도들 쪽이 아니라 성찬대 쪽을 향한 채 미사를 집전한다.
하지만 로마 가톨릭 교회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은 1965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과로 도입된 현 가톨릭 교회의 규정에 의해 라틴어 미사는 교황청 또는 해당 지역 추기경들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바뀌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 교서에서 “선조들이 성스러운 것으로 숭배했던 이 의식이 어느날 갑자기 전면 금지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리엔트 미사에는 유대인들의 개종을 촉구하는 ‘굿 프라이데이’(예수 수난일) 예배가 포함되어 있어 유대인들의 분노를 살 우려가 있다.
실제로 미국의 친유대 인권단체인 반비방연맹(ADL)은 라틴어 미사 재도입이 가톨릭과 유대교의 관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프랑스를 비롯한 각국의 성직자와 신도들도 라틴어 미사의 재도입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성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해왔다. 또 라틴어 미사가 교계를 분열시킬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바티칸시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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