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원은 일반 직장인에게는 ‘꿈의 연봉’이다. 실제로 현재 연봉이 1억원을 받는 직장인은 9만6,500여명으로 전체 직장인의 1%에 불과하다. 창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1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은 각고의 노력과 차별화가 있지 않는 한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1억원 남짓한 소자본으로 연수입 1억원의 꿈을 만든 이들이 있다. ‘연소득 1억원’을 이룬 소자본 창업가 3명의 성공 창업 노하우를 알아본다.
발로 뛰는 영업
기운센장어 덕산온천점(www.sunglobal.co.kr)을 운영하는 오하정(43)씨는 1994년까지만 해도 평범한 주부였다. 하지만 남편의 실직으로 살림이 팍팍해지면서 생활전선에 뛰어 들었다. 오씨가 처음 한 일은 파출부, 식당 아르바이트 등 온갖 허드렛일. 오씨는 그런 힘든 일상 속에서도 창업을 염두에 두고 한달 수입의 절반 가량인 150만원을 꼬박꼬박 저축했다. 그는 지난해 그간 모은 4,300만원으로 온천관광지 인근에 장어구이 전문점을 열었다. 남편 지인의 소개로 40평 점포를 보증금 2,000만원, 월세 40만원이라는 좋은 조건으로 임대했다.
오씨는 관광객들이 ‘유원지 식당에는 반찬 가짓수만 많고 먹을게 없다’는 불평을 하는 것에 착안해 장어구이집에서는 볼 수 없는 생굴무침, 파김치, 갓김치 등 정성껏 만든 반찬을 선보였다. 또 단체 손님을 겨냥해 관광버스가 올 때마다 관광객들에게 직접 인사를 하고, 기사들에게 명함을 돌리는 등 발로 뛰는 영업을 했다. 오씨는 “남들보다 더 음식에 신경을 쓰고,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했더니 입소문이 나면서 요즘은 월 1,000만원 가량의 수익을 올린다”고 말했다.
70년대 향수 살린 매장
학교에 급식용 과일을 납품하던 남상권(33)씨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다 보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자 업종을 바꾼 케이스. 그는 3개월간 창업박람회와 각종 사이트 등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최근 감성마케팅으로 주목 받는 퓨전선술집(짱구야 학교가자 범계역점ㆍwww.jjang9.co.kr)을 선택했다. 70,80년대 학교 교실을 컨셉트로 한 아이템과 재미난 브랜드 이름이 남 사장의 젊은 감각과도 맞아 떨어졌다.
그는 손님들에게 젊고 활기찬 매장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점장과 주방장, 아르바이트 등 모든 직원을 20대로 채용했다. 직원들과의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젊은 고객층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도 마련했다. 5만원 이상 4번을 구매한 단골손님에게는 제주도와 태국 왕복항공권을 제공하거나, 직원들이 짱구 인형옷을 입고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도 아이디어 회의에서 나온 것이다. 이러다 보니 남씨의 가게는 주민들에게는 명물이 됐다.
그는 이런 노력으로 한 달에 900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남씨는 “매장이 70년대 교실처럼 꾸며져 있어 호기심 많은 젊은층이나, 옛추억을 되새기고 싶은 중년층 등 다양한 연령대가 주로 찾는다”고 설명했다.
차별화 한 음식 장식이 경쟁력
특급호텔 제과 조리부에서 19년간 근무한 배형근(49)씨는 지난해 초 창업을 결심하고 직장을 뛰쳐 나왔다. 그는 전 직장 동료가 운영하는 삼겹살 전문점에서 한달 동안 일을 하면서 매장 운영 노하우를 배우다 장래성을 보고 지난해 말 쇠고기 전문점(아지매 녹번점ㆍwww.ajime.co.kr)을 열었다.
그는 호텔 출신답게 매장에 호텔 주방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했다. 3개월간은 고객들의 동향과 반응, 매장운영 방식을 체크 했다. 점심 메뉴가 반응이 좋지 않자 판매를 중지했다. 또 인원을 6명에서 4명으로 줄이고 야간 영업시간을 자정에서 새벽 2시로 연장했다. 저녁 회식과 술자리 고객들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다양한 식자재 재고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자신만의 체크 메뉴얼도 만들었다. 또 좋은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기 위해 호텔 근무 때 알고 있던 대형 푸드체인과도 계약했다. 모든 종업원에게 위생복을 입도록 한 것도 모두 깔끔한 매장 분위기를 위해서 였다.
가장 압권인은 메뉴들의 장식. 그는 호텔 주방장 출신이라는 경력을 십분 활용해 각종 야채들을 꽃과 새모양 등으로 장식해 손님의 입맛을 자극했다. 이러다 보니 음식을 본 손님들 사이에서 ‘영락없는 고급 호텔 음식’이라는 평이 잇따랐다. 한달 순수익도 이제는 900만원에 이른다. 배씨는 “다른 가게에서는 아무렇게나 나가는 재료를 하나씩 다듬어 보기 좋게 장식한 게 노하우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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