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인가.
두산 김경문 감독이 올스타브레이크를 앞두고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원투펀치’의 핵이었던 외국인투수 맷 랜들(30)에게 2군행을 통보했다. 김 감독은 5일 잠실 LG전에 앞서 “내일 랜들을 2군으로 내려보내고 김명제를 1군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팔꿈치 근육통에 부진이 겹친 랜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김 감독은 “원래 랜들이 팔꿈치가 좋지 않았다. 일찌감치 8승이나 해서인지 요즘 몸을 사리는 게 눈에 띄었다. 올스타브레이크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하게 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책성도 짙다. 랜들은 지난 4일 LG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LG 정의윤에게 선제 3점홈런을 맞는 등 4이닝 동안 7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5월까지만 7승을 올렸던 랜들은 6월 들어 단 1승에 그치고 있고, 6월 평균자책점도 4.62로 이전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두산은 리오스와 랜들이 부진하면서 ‘여름 위기설’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은 특급 1, 2선발에 비해 3~5선발의 기량 차가 너무 커 매년 여름을 고비로 하락세를 보이곤 했다. 또 다시 위기의식을 느낀 김 감독으로서는 일찌감치 여름 이후에 대비하겠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랜들은 우리팀의 에이스다. 감독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선수 보호가 더 중요하다. 올스타브레이크까지 남은 기간 동안 국내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려가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던졌다. 2005년부터 3년째 두산의 특급 선발 구실을 해 온 랜들이 2군에 내려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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