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개미와 동면하는 곰만 겨울 준비를 하는 게 아니다. 최근 땡볕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참 남은 엄동설한을 미리 대비해 겨울 옷이나 겨울스포츠 장비를 장만하는 알뜰한 소비자가 늘고 있다.
유통업체가 벌이고 있는 '역계절 마케팅' 덕분이다. 계절을 뒤바꿔 내놓는 역계절 상품은 보통 판매가보다 30~80% 저렴해 구미가 당길 법하다.
유행에 민감한 제품은 제쳐두고 코트나 점퍼 부츠 스키용품 등 유행을 타지 않는 고가의 유명 브랜드 겨울상품을 공략한다면 쏠쏠한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업계에선 "여름이 동계쇼핑의 제 철"이라고 입을 모은다.
롯데홈쇼핑의 인터넷 쇼핑몰 롯데아이몰(lotteimall.com)은 '2007 히트 브랜드 역시즌 특가전'을 열고 있는데 한 주 동안 5,000만원(1,200여벌)의 매출을 올렸다.
최고의 인기상품은 단연 코트로 18만~20만원짜리를 5만~7만원(할인율 최고 75%)에 팔고 있다. 인터파크 역시 겨울상품 매출이 오히려 10% 증가했다.
역계절 마케팅은 온라인이 강세다. G마켓(gmarket.co.kr)은 코트 등 겨울의류(최고 85% 할인)와 스키 등 겨울 스포츠 용품(40~60% 할인)을 저렴하게 팔고 있다.
디앤샵(dnshop.com)의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기획전에선 코트와 점퍼, 니트 등을 최고 90% 할인된 가격에 내놓았고, 엔조이뉴욕(njoyny.com)은 겨울 부츠 40% 할인 판매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는 이월상품 보관비를 절약하고, 소비자는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는 윈-윈 전략이 역계절 마케팅"이라고 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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