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푸틴의 힘이었다.’러시아 소치가 5일(한국시간) 과테말라시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따낸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적극적 지원과 막강한 외교력 덕분이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평가했다.
미국에 버금가는 외교력을 기반으로 한 적극적 로비, 자존심을 버린 최초의 영어 발표 등 푸틴의 몸을 사리지 않은 열정적 노력이 소치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AFP통신은 “유치단의 ‘주장’(captain)으로 불린 푸틴이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이끌며 처음으로 영어를 사용해 발표한 것이 IOC 위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면서 “푸틴이 소치에 역사적 승리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푸틴의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소치의 성공 원인으로 꼽으며 “영어와 불어, 스페인어를 섞은 푸틴의 세련된 프리젠테이션이 소치가 4표 차로 이길 수 있도록 IOC 위원들에게 구애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소치는 경기장 등 인프라가 전혀 구축되지 않은 불리한 상황에서 유치 경쟁을 시작했지만 매끄러운 홍보로 선발주자들을 추격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푸틴의 강력한 지원이 승리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푸틴은 2월 실시된 IOC의 현지 실사 때도 소치의 슬로프를 시범 질주하고,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직접 브리핑을 펼치는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주요 외신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언론 홍보를 펼쳤으며, 과테말라 현지에도 예정보다 하루 이른 3일 도착, 활발한 유치 활동을 펼쳤다.
프리젠테이션을 마친 직후 모스크바로 떠난 푸틴은 기내에서 소치의 유치지 선정 소식을 듣고 펄쩍 기뻐하면서 “소치를 발전시킬 모든 계획을 IOC와의 협력을 통해 제 때에 잘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알렉세이 그로모프 크렘린 대변인이 밝혔다.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5일 소치는 밤새도록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폭죽을 터뜨리며 “러시아”와 “소치 만세”를 연호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소치시는 개최지 선정일인 5일을 미리 휴일로 선포하고 4일부터 축제 분위기에 돌입, 밤새 폭죽이 터지고 불꽃놀이가 계속됐다. 소치시의 은행 직원인 마리나 마트베예바(23)는 “내 평생 이렇게 기쁜 날은 없었다”며 “소치의 유치 성공은 러시아가 유럽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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