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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빈티지 샴페인의 재발견…모임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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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빈티지 샴페인의 재발견…모임이 빛난다

입력
2007.07.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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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수확기, 또는 일정 수확기에 채취된 포도나 포도주.’

와인 인구가 늘면서 언제부터인가 ‘오래된’이라는 익숙한 뜻보다 ‘와인’이 먼저 연상되는 단어, 바로 ‘빈티지(Vintage)’다. 프랑스 상파뉴((Champagne) 지방의 발포성 와인인 샴페인을 마실 때도 빈티지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샴페인은 여러 연도의 와인을 섞어 만드는 논 빈티지(Non-Vintage)가 전체 생산량의 85% 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특별히 포도의 작황이 좋은 해에만 만드는 빈티지 샴페인은 브랜드 특성을 유지하면서 각각의 개성을 반영해 역시 와인 마니아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루이비통의 모기업 LVMH 계열이 6월 28일 호주 시드니에서 모엣 샹동 샴페인 ‘그랑(Grand) 빈티지 2000’의 아시아 태평양 런칭 행사를 가졌다. 미디어 관계자와 VIP 등 200명의 게스트를 초청한 가운데 치러진 성대한 파티. 빈티지 샴페인은 이들에게 과연 어떤 의미이기에 이처럼 화려한 런칭 이벤트를 마련했을까.

호주 시드니 외항선(오버시즈 패신저) 터미널에 마련된 모엣 샹동 그랑 빈티지 2000 아시아 태평양 런칭 행사장은 유명 패션쇼 현장 못지않은 취재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생산 연도를 표기하는 빈티지(Vintage) 샴페인은 해마다 제조하는 샴페인 중 포도의 작황이 좋은 해에만 만드는 샴페인이다. 평균 10년에 3~5차례 정도 생산된다. 26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샴페인 브랜드 모엣 샹동의 경우 1999년까지 총 66개의 빈티지 샴페인이 출시됐다.

‘그레이트(Great)’의 불어식 표현인 ‘그랑(Grand)’을 붙일 정도로 모엣 샹동 브랜드측은 이번 67번째 빈티지 샴페인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행사의 공식 연설을 맡은 베누아 구에즈 셰프 드 카브(Chef de Caveㆍ수석 양조학자)는 “그랑 빈티지 2000은 매우 독보적인 샴페인으로 럭셔리와 자유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랑은 ‘최상의 샴페인 생산 연도’를 뜻하는 말로 빈티지 샴페인의 풍부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에즈씨의 스피치와 함께 드디어 그랑 빈티지 2000, 그리고 미슐랭 2스타(세계적인 여행 안내서 미슐랭 가이드가 별 2개로 실력을 인정했다는 의미.

최상 등급은 3스타) 조리장 티에리 막스의 정찬이 공개됐다. 굴즙과 버섯 리조또, 컬리플라워와 캐비어를 얹은 수플레에는 그랑 빈티지 2000이, 훈제농어와 설탕절임 대황뿌리에는 빈티지 1988이 곁들여 나왔다. 원뿔 모양의 치킨과 타진(야채를 잘게 썰은 모로코 음식)과는 빈티지 1962가 함께 서빙됐다.

각 테이블은 각각의 다른 빈티지 샴페인에 대한 비교로 이야기 꽃이 피기 시작했다. 빈티지 샴페인을 주제로 한 낯선 이들과의 편안한 어울림과 구에즈씨의 설명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됐다.

“그랑 빈티지 2000은 살짝 구운 아몬드와 헤이즐넛의 향에 이어 자몽과 망고 같은 과일향이 느껴지는 등 층층이 드러나는 복잡미묘한 맛을 냅니다. 이처럼 풍부한 맛을 내는 그랑 빈티지 2000은 21세기 첫 빈티지이죠. 바쁜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삶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을 갖게 하는 것이 21세기 첫 빈티지 샴페인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특별한 날이어서 샴페인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모임이든 돋보이는 자리로 만드는 힘을 지닌 것이 그랑 빈티지 2000을 비롯한 21세기 샴페인의 힘이라는 게 구에즈씨의 이야기다. 이번 런칭 행사가 호주에서 열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와인과 샴페인 문화가 발달한 호주는 논 빈티지 샴페인뿐 아니라 빈티지 샴페인이 특히 잘 팔리는 지역이다.

오후 8시께 시작된 행사는 자정 넘어서까지 그 흥을 이어 갔다. 그랑 빈티지 2000샴페인의 버블 역시 밤새 멈추지 않았다. 서로 낯설기만 했던 아시아 태평양 8개국 200명 사람들이 자정이 지나도록 계속해서 행복한 만남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샴페인의 힘이었던 셈이다.

시드니(호주)=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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