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설산 꼭대기에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 유산인 직지의 이름을 새기겠습니다”
충북 산악인들이 아무도 밟지 못한 히말라야 무명봉에 올라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1377년ㆍ약칭 직지)을 이름 붙이는 도전에 나선다. 직지의 우수성과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충북산악구조대원 8명으로 꾸린 ‘직지원정대(대장 박연수 충북산악구조대장)’는 15일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발대식을 갖고 파키스탄 서부 히말라야로 떠난다.
원정대가 도전할 산은 파키스탄 카라코람 차라쿠사 산군에 위치한 해발 약 6,300m의 이름없는 봉우리다. 최근 산악계에 알려져 세계 5,6개 산악팀이 도전에 나섰으나 모두 등정에 실패한 전인미답의 고봉이다. 깎아지른 설벽과 불안정한 빙탑, 날카로운 능선이 이어져 8,000m급 못지않게 험준한 산이다.
원정대는 벽 등반으로 정상에 올라 ‘직지봉’으로 명명할 계획이다. 등정 길은 ‘직지루트’라 이름 붙여 세계 산악계에 통보하기로 했다. 또한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봉우리 높이를 정확히 측정, 파키스탄 정부에 보고할 계획이다. 산 이름을 붙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베이스 캠프에는 직지 상징물을 새긴 동판과 비석을 세울 생각이다.
원정대는 지난 4월 파키스탄 관광성으로부터 등정 허가를 받았으며, 등정에 성공할 경우 직지봉으로 명명해도 좋다는 확답을 받았다.
원정대는 하산 길에 최근 지진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 스카르두 후세 마을 오지학교를 방문해 성금과 학용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박 대장은 “아무도 밟지 못한 무명산을 정복하는 모험 정신이 직지를 만든 우리 조상의 창조 정신과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해 도전을 결심했다”며 “직지봉이 한국이 금속활자의 발명국임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반드시 등정에 성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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