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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준비 왜 못하나 봤더니… "자식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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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준비 왜 못하나 봤더니… "자식 때문에"

입력
2007.07.06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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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30, 40대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36~37세 무렵부터 은퇴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높은 자녀 양육비 부담과 상속에 대한 의무감 등 "자식 걱정 때문에" 정작 자신의 은퇴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2007년 은퇴준비포럼'에서 하나은행과 한국갤럽이 2개월 동안 공동 조사한 '한국인의 은퇴준비 현황과 의식구조'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만 35~49세 은퇴 잠재자 1,001명과 퇴직ㆍ은퇴생활자 2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자들은 36~37세에 은퇴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조사대상 10명 중 7명은 은퇴 준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이중 절반은 경제적인 여력 부족을 이유로 꼽았다.

'아직 젊어서'(35%) '생각해 보지 않아서'(17%) 등 무관심도 적지 않았다. 특히 경제적 여력이 부족하다고 답변한 이들의 절대 다수(62%)는 교육비 등 자녀 양육비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응답자의 70%는 자녀교육비를 줄일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자녀에 대한 애착은 역모기지에 대한 인식에서도 나타났다. 보유 주택을 담보로 매월 연금식으로 생활비를 받는 역모기지론 가입 의향을 묻는 질문에, 아들이 있는 응답자는 44.8%, 아들이 없는 응답자는 57.2%가 가입 의향을 밝혔다. 아들이 있는 경우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주택을 상속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예상하는 은퇴 후 평균 생활비는 월 100만~200만원 가량. 현재 가구 소득의 57% 수준으로, 식비(30.5%) 경조사비(23.8%) 세금ㆍ비용(19.2%) 등의 비중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월 5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경우 문화생활비(27.3%)가 식료품비(23.5%)나 경조사비(22.7%)보다 더 많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은퇴 후 문화생활까지 누리려면 대체로 월 2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는데, 외식과 공연관람 월 1회 이상, 국내 여행 연 2회 이상, 해외여행 연 1회 가량 정도를 기대했다.

은퇴 대비를 위한 투자로는 예ㆍ적금(32%) 보험(28%) 부동산 투자(22%) 등을 선호했지만, 고소득층일수록 부동산 투자나 간접투자 상품의 선호도가 높았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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