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올스타전(7월17일)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올스타전은 말 그대로 축제의 한 마당이다. 선수들은 모처럼 승패를 떠나 야구 자체를 즐길 수 있고 팬들은 그런 선수들을 보면서 환호한다.
올스타전이 반드시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성적이 부진한 팀의 감독들에겐 피가 마르는 시간이다. 올스타 휴식기에 ‘목’이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긴 말이 ‘올스타 괴담’.
실제로 올스타 휴식기 때 수 많은 감독들이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87년 김동엽 MBC 감독(작고)을 시작으로 96년 LG 이광환 감독, 98년 한화 강병철 감독(현 롯데 감독), 99년 쌍방울 김성근 감독(현 SK 감독)이 ‘올스타 괴담’의 희생양이 됐다.
꼭 올스타 휴식기가 아니더라도 그 시기를 전후로 해임 통보를 받은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6월5일엔 LG 이순철 감독, 2003년 8월6일엔 롯데 백인천 감독이 옷을 벗었다.
2001년 8월 해태를 인수한 KIA도 2번이나 올스타 휴식기 즈음에 감독을 바꾼 전력이 있다. 2004년 7월26일엔 김성한 감독이 지휘봉을 반납하더니 공교롭게도 1년 뒤인 2005년 7월25일엔 김 감독에 이어 사령탑에 오른 유남호 감독이 물러났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팬들의 이목은 최하위에 처져 있는 KIA에 쏠려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올핸 ‘올스타 괴담’은 없다. KIA 정재공 단장은 지난달 27일 “서정환 감독은 무조건 내년까지 임기를 채운다. 지금의 부진은 감독 탓이 아니라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라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감독 교체설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25년 동안 시즌 도중 감독이 물러난 횟수는 총 26번 하지만 결과가 좋았던 때는 거의 없었다. 이 같은 통계는 13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성적 부진은 감독 한 명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단,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의 공동 책임이기 때문이다. KIA의 결정이 현명한 이유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