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과 학부모, 고교 교사들은 4일 교육부와 대교협의 내신 실질반영률 연차 확대 합의에 대해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각 대학이 하루 빨리 2008학년도 정시 모집 입시안을 내놓아 더 이상의 수험생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부와 각을 세웠던 주요 사립대들도 “입시 안을 가능한 한 빨리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합의안에 구체적 내용이 들어있지 않아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경기 안산 동산고 조규철 교사는 “수험생을 볼모로 대학들을 윽박지르던 교육부가 한 발 물러선 건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하지만 교육부가 완전히 손을 뗀 게 아닌 이상 혼란이 끝났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K고 최모(34) 교사는 “학생, 학부모들의 분노가 잦아든 게 아니다”며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내신 반영 비율이 어떻게 되느냐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기말고사를 치르는 고3 교실은 여전히 어수선했다. S여고 신모(18)양은 “‘연차 확대’는 무엇이고, ‘정부 방침 철회’는 무엇인지 도대체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서울대 진학이 목표인 광주 J여고 김모(18)양은 “서울대가 4월 발표한 입시안에 맞춰 준비했는데 바뀐다 안 바뀐다 시소처럼 왔다갔다했다”며 “결론이 어떻게 나든 빨리 결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요구를 거부했던 대학들의 반발도 잦아드는 분위기다. 고려대 교수의회 김민환 의장은 이날 의회 총회가 끝난 뒤 “교육부가 대학 자율성을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문구가 애매하다”며 “앞으로 경과를 지켜보고 추가 대응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 자율 보장’ 등을 외치며 성명 발표까지 준비했던 강경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교육부가 유연한 자세를 보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며 “그 동안 교육부와 대학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공식 자리가 없었는데 서로 만나 얘기를 했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