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다친 상처는 결국 음악으로만 치유되는가 보다. 란에서 이름을 바꿔 오랜만에 앨범을 내고 새롭게 활동을 시작한 가수 예인(본명 전애연)은 한결 가볍고 편해진 모습이었다. “란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이름을 버리는 일은 쉽지 않았어요. 지난 4년간 쌓아왔던 음악적인 노력이 모두 무너진거라 느꼈거든요. 음악을 하지 못한다는 상실감에 마음고생도 심했죠. 예인이란 이름으로 다시 노래할 기회를 잡았을 때, 그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어요.”
예인은 사연 많은 가수다. 2005년 1집 타이틀 곡 <어쩌다가> 를 발매했을 당시 그녀는 각종 온라인, 오프라인 음악차트 상위권에 오르면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가수가 되겠다며 부산에서 무작정 올라와 고군분투한지 2년 만의 일이다. 하지만 핑크 빛으로만 보였던 가수 활동은 소속사 문제로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어쩌다가>
2년이라는 원치 않는 휴식기를 갖게 된 예인은 자신을 성공시킨 이름 ‘란’을 버리고서야 다시 노래할 기회를 잡게 됐다.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던 시기에요. 휴대전화요금도 몇 달 동안 연체될 정도로 좋지 않았지만 가수활동을 포기할 순 없었죠.”
배슬기와 캣츠 등 신인 가수들의 보컬트레이닝을 하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음악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된 기회였고, 더욱 열심히 활동할 에너지를 쌓은 기간이 됐다. ‘란’이라는 이름을 버리며 ‘얼굴 없는 가수’라는 타이틀도 함께 버렸다. 공연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그녀는 다양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란’ 시절 고수했던 신비주의 따위는 던져 버리겠다는 각오다. “방송을 위해 다이어트를 해 체중을 4kg 뺐어요. 노래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피부 관리를 받는 등 남다른 노력을 했죠. 물론 제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노래와 가창력이에요. 저만이 표현할 수 있는 발라드, 예인만이 선보일 수 있는 멜로디로 팬들을 만날 거예요.”
예인은 모든 것이 변했지만 단 하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따뜻하지만 슬픈 소리’. 란의 1집 <어쩌다가> 의 슬프지만 강한 이미지는 예인의 1집 타이틀 곡 <사랑아 사랑아> 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슬픔 속에서 만이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를 꼭 닮은 내 목소리처럼요. 슬픔을 이겨낸 지금 예인은 희망만을 꿈꾸고 노래하는 가수가 될 거예요.” 사랑아> 어쩌다가>
예인은 맘 고생을 하며 좌절과 상처를 경험했지만 무척 밝고 경쾌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노래가 팬들의 눈물을 쥐어짤망정 강하고 용기가 넘치는 것처럼 말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긍정으로 꽉 찬 예인에게 얼마나 많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질지 궁금하다.
문미영 기자 mym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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