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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이건 어때요?] "시민의 발 버스, 이런 불편 없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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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이건 어때요?] "시민의 발 버스, 이런 불편 없애주세요"

입력
2007.07.06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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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지하철과 함께 시민의 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특히 버스중앙차로제 도입에 따라 교통체증이 사라지고 차량도 최신형으로 교체되는 등 시민 편의를 위한 변신에 애쓰고 있다.

그렇다고 시민 불만이 사라질 순 없다. 밤 늦은 시간 지하철역에서 내렸는데 과연 인근 버스정류장에 막차가 있는지, 지치고 피곤한 퇴근시간 좌석버스에서 편하게 앉아 갈 수 있는 지 등을 알고 싶은 시민들이 많았다. 개선 아이디어도 함께 제시했다. 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가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았다.

●막차 기다리다 낭패“기점기준 안내 반쪽정보… 정류장별 표시를”

“버스 첫차와 막차 시간을 각 정류장별로 알려주면 안 될까요?”

김형주(26ㆍ가톨릭대 4년ㆍ사진)씨는 최근 버스 막차 시간을 몰라 낭패를 봤다. 오후11시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지하철4호선 이수역에서 동작구 노량진동 쪽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지만, 1시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밤12시도 안 돼 버스가 끊기리라고는 생각치 못한 그는 결국 택시를 탔고 ‘괜히 시간만 낭비했다’는 짜증이 밀려왔다.

노선별로 다르고 정류장별로 또 다른 버스 막차 시간. 간편하게 알 수는 없을까. 물론 지금도 버스 정류장의 노선안내판에는 첫차와 막차 시간이 공지돼 있다. 그러나 기점(최초로 운행을 시작하는 지점) 기준으로만 돼 있어 ‘반쪽짜리 정보’에 불과하다. 버스가 차고지에서 출발하는 시간만 알 수 있을 뿐, 실제로 각 정류장에 언제 올지는 추정할 수밖에 없다.

김씨는 “교통체증이 없는 첫차와 막차 시간대는 정류장별 운행시간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지하철역 부근 버스 정류장에 첫차ㆍ막차 시간표를 담은 소책자를 비치하면 사람들이 갖고 다니면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책자 제작이 어렵다면, 정류장 노선안내판의 관련 내용만이라도 바꿨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씨는 4일 희망제작소 사회창안센터에 ‘버스 첫차ㆍ막차 시간표 소책자’ 아이디어를 냈다.

지방자치단체도 이에 대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지금의 첫차ㆍ막차 정보는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며 “버스 업체들로부터 노선별 운행 자료를 모아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콩나물시루 출근길“탑승정원제 도입·만차표시등 부착을”

“숨쉴 틈도 없는 만원버스는 이제 그만, 시내버스 정원제를 택하면 어떨까요?”

한국 입법학연구소의 연구원 이경선(32ㆍ사진)씨의 출근길은 거의 악몽 수준이다. 서울 마포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이씨의 교통수단은 바로 시내버스다. 긴 시간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꽉꽉 차 있어 ‘교통지옥’이 따로 없다. 이씨는 “겨우겨우 올라타면 사람들에 이리저리 치이느라 아침부터 피곤해진다”고 말했다.

버스업계 등에 따르면 일반 시내버스의 적정 탑승 인원은 버스 형태에 따라 44~69명이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대에 정원이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씨는 중앙차로제, 환승제 등 선진 버스문화에도 불구하고 ‘탑승 정원제’는 논의조차 없는 게 답답하다. 그는 “버스에서 공간 확보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출퇴근길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탑승 인원을 세는 방법으로 이씨는 교통카드를 제시했다. 대부분 교통카드로 요금을 내며 승하차를 하니 자동 계산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이씨는 “버스 정원이 찼을 때 외부 표시등에 불이 켜지도록 하면 정원 준수 문화 정착에 도움될 것”이라며 ‘버스에 만차(滿車) 표시등을 달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버스 정원제 도입을 위해 교통카드 인식기로 승객을 세는 데에는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음 차를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운행편수를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도 출퇴근 시간대에는 평소보다 버스 대수를 1.5배 늘린 상태인데, 여기서 더 증가시키긴 쉽지 않다”며 “만원버스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로 검토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좌석 없는 좌석버스"장거리 갈 경우 빈좌석 찾아 오르내리기 일쑤"

정희석(25ㆍ경희대 경영학과 3년)씨는 매일 오전7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서울로 가는 9401번 광역버스를 탈 때마다 빈 좌석을 찾느라 승하차를 반복하곤 한다. 빈 자리가 있으려니 하는 마음에 올라 탔다가 좌석이 꽉 찬 걸 확인하면 다시 내리기 일쑤다. 먼 거리를 서서 갈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타기 전에 좌석이 만원인지 여유가 있는지 대략은 알 수 있지만 정확한 승차 인원은 파악할 수 없어 일단 버스를 타게 된다고 했다. 장애인이나 노인의 경우 급히 오르내리려다 계단에서 굴러 떨어질 뻔한 경우도 숱하게 목격한다.

정씨는 "교통카드 단말기와 연계해 승차인원과 빈쩌?수를 자동으로 안내판에 입력시키는 빈좌석 표시제를 도입하면 어떨까요"라며 4일 희망제작소 사회창안센터에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위성인식 프로그램을 통해 배차간격, 버스위치 등도 알 수 있는 시대에 교통카드 단말기를 통해 승차인원 점검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실제 경기도는 지난해 9월부터 '버스 고급화 사업'을 실시하며 버스 제조사와 빈좌석 표시판 도입을 논의했다. 버스 좌석에 센서를 부착해 승차인원 및 잔여좌석 수를 수시로 점검해 버스 앞쪽에 설치된 발광형 안내판에 표시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센서 설치 및 운영비 등 고비용 저효율 문제가 지적돼 고급화 사업에서 제외됐다.

경기도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장거리를 운행하는 서울-경기 광역버스의 경우 빈좌석 표시제가 필요하다"며 "교통카드 단말기와 연계해 잔여좌석을 표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한지 카드사에 문의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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