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이 정상만 빼고 온통 태극기로 뒤덮였다.
톱10에 입상한 13명 가운데 무려 8명이 한국계였다. 정상에 태극기를 꽂지 못한 게 옥에 티였지만 ‘US-한국여자오픈’으로 불릴 만큼 ‘한류 돌풍’이 거셌다.
2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서던파인스의 파인니들스골프장(파71ㆍ6,616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한국낭자군은 막판까지 선두경쟁을 벌였지만 최종합계 5언더파 279타를 친 크리스티 커(미국)에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커는 통산 10승째를 첫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정상을 내준 것 빼고는 한국 선수들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브라질 동포 안젤라 박(19)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함께 커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박세리(30ㆍCJ)와 박인비(19) 공동 4위, 신지애(19ㆍ하이마트) 6위, 이지영(22ㆍ하이마트) 7위, 그리고 김미현(30ㆍCJ)과 장정(27ㆍ기업은행) 공동 8위, 배경은(22ㆍCJ) 공동 10위 등 모두 8명이 톱10에 입상했다. 한국낭자군은 정상까지 넘볼 수 있었으나 3라운드까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였던 동갑내기 신지애와 안젤라 박이 뒷심 부족으로 우승을 놓친 것이 아쉬웠다.
반면 1998년 이 대회에서 맨발 투혼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박세리는 전성기 시절의 뚝심을 발휘했다. 박세리는 3, 4라운드에서 최고 성적인 연속 3타씩을 줄이며 공동 4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별도로 시상하는 ‘최우수 아마추어 선수’도 한국 선수의 몫이었다. 국가대표인 송민영(18ㆍ대전국제고)과 미국 아마추어골프의 강자 제니 리(19)가 나란히 10오버파 294타로 공동 39위에 올라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최고 성적을 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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