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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안데르센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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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안데르센展

입력
2007.07.03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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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는 전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자신이 직접 읽었든 읽지 않았든, 대부분의 어른과 어린이들은 그의 동화 서너 편쯤은 알고 있다.

<인어 공주> 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되어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같은 제목으로 전도연 주연의 한국영화가 있었는가 하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이라는 한국의 액션영화에도 동화 이름이 차용되었다.

<미운 오리새끼> 는 힘들더라도 용기를 잃지 말라는 교훈으로, <벌거숭이 임금님> 은 인간의 끝없는 허영심을 꼬집는 우화성으로, 우리와 친숙한 지 오래다.

▦ '옷을 입지 않은 임금을 보고 벌거벗었다고 말한 소년의 우화는 그 소년의 순진함이나 용기만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벌거숭이 임금님> 은 리영희 씨의 유명한 첫 평론집 '전환시대의 논리'의 서두를 장식하기도 한다.

예전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백조왕자> 가 실려 있었다. 계모의 마법에 걸려 백조가 되는 11명의 왕자와 궁에서 쫓겨나는 엘리자 공주의 이야기는 어린 마음을 아프게 했다.

감옥에서도 손에 피를 흘리며 11벌의 쐐기풀 옷을 완성한 엘리자. 화형대에 선 그가 백조들에게 옷을 던지자 왕자에게 걸린 마법이 풀리는 장면에서는 감정이 벅차 오르기도 했다.

▦ 안데르센은 부자 집에 초대 받아 연못가를 산책했다. 연못에는 백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가 백조의 아름다운 자태에 감탄하고 있을 때, 새끼 백조가 헤엄쳐 왔다.

새끼는 볼품이 없었다. '저 새끼 백조가 이렇게 의젓한 어미 백조가 되다니. 내 모습 같구나.' 자신의 방황과 어려운 시절을 떠올리며 쓴 것이 <미운 오리새끼> 다.

안데르센 동화에는 서정적 정서, 아름다운 환상, 슬픔을 이겨내는 용기와 휴머니즘이 녹아 있다. 그러나 <인어공주> 같은 작품에서는 환상을 넘어 비극을 직시하는 냉철함도 보여준다.

▦ 안데르센은 세계 문학사에 창작 동화를 본격 장르로 편입시킨 작가다. 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다.

첨단 영상으로 그의 동화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데다, 모자와 트렁크 등 그의 손때가 묻은 유품 25점이 출품됐다. 어린이에게 가난한 시골 소년에서 세계적인 작가로 도약해간 안데르센의 삶에 대해 알게 하는 것은, 그의 동화를 입체적으로 읽히는 것이기도 하다.

안데르센은 어린이에게 큰 문화적 자극과 자양을 주게 될 것이다. 그의 동화는 고향과도 같은 인류의 문화적 원형이기 때문이다.

박래부 논설위원실장 parkr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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