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의대 강성근 조교수 재임용 건은 참석 25명 중 찬성 1명. 서울대 수의대 김민규 박사 신규 교수 임용 건은 참석 25명 중 찬성 0명.
서울대 인사위원회는 지난 주 수의대가 교수로 뽑아 달라고 추천한 인사 2명에게 ‘50표 중 찬성 1표’라는 치욕스러운 결과를 안겼다. 강성근ㆍ김민규 교수는 2005년 8월 세계 최초로 복제 개 ‘스너피’ 를 탄생시키며 학계의 찬사를 받았던 ‘황우석 사단’의 핵심 인사다. 당시만 해도 이들이 교수임용 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년이 흐른 지금 강 교수는 서울대 교수 자리를 잃어버렸고, 김 박사 역시 ‘교수 탈락’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나. 황우석 사태로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던 강 교수는 복직하자마자 연구비 1억1,200만원 횡령 건으로 지난해 8월 해임됐다. 본인은 “억울하다”며 교원소청심사위에 재심을 요청해 교수직을 회복했지만, 학교 안팎에서는 교수로서 갖춰야 할 도덕적 기준에 한참 모자란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결국 이 때문에 탈락했다.
김 박사는 최근 오류 투성이라고 지적 받은 늑대 복제 논문의 ‘제1 저자’ 였다. 실질적으로 연구를 진행한 사람이다. 논문을 쓰기만 했던(교신 저자) 이병천 교수가 징계를 받은 것에 비하면 그의 학문적 잘못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두 사람은 교수가 되겠다고 지원을 했다가 망신을 당한 것이다. 수의대의 태도는 더 어이 없다. 오죽했으면 서울대 교무처 관계자들이 “수의대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호소할까.
수의대는 정신 바짝 차리고 새로 거듭나야 한다. 논문 조작으로 일궜던 ‘화려한 시절’은 이미 지났다. 그 때의 영화를 되찾으려면, 지금처럼 해서는 안 된다. 일장춘몽으로 끝날 게 분명하다.
박상준 사회부 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