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동혁(23ㆍ하노버 음대)씨를 비롯한 한국인 연주자 3명이 30일 모스크바에서 끝난 제13회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임씨는 공동 4위를 했고, 바이올린 부문에서 윤소영(23ㆍ쾰른 음대)씨가 4위, 신현수(20ㆍ한국예술종합학교)씨가 5위를 차지했다.
4년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성악 부문이 열리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쇼팽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린다.
특히 임동혁씨는 퀸 엘리자베스(2003년)와 쇼팽 콩쿠르(2005년)에서 3위를 한 바 있어 3대 콩쿠르에서 모두 입상하는 기록을 세웠지만 메달 권인 3위 내에는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 부문에서는 러시아 미로슬라프 쿨티셰프가 1위 없는 2위를 한 것을 비롯해 3위와 공동 4위까지 모두 러시아 연주자가 차지할 만큼 러시아세가 뚜렷했다. 동양인 입상자는 임씨가 유일했다.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는 정명훈(74년 2위), 백혜선(94년 3위), 임동혁의 형인 임동민(2002년 5위)씨가 입상한 적이 있다.
바이올린 부문에서 동시 입상한 윤소영씨와 신현수씨도 이미 다른 국제 콩쿠르에서 인정 받은 차세대 연주자들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학년 재학 중 독일로 유학간 윤씨는 예후디 메뉴인 콩쿠르에서 1위, 스위스 티보 바가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했고, 국내에서만 공부한 신씨도 하노버 콩쿠르 2위, 시벨리우스 콩쿠르 3위 등의 경력이 있다.
1위는 일본의 마유코 카미오가 차지해 일본은 지난 대회 피아노 부문 아야코 우에하라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우승자를 배출했다.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는 지난해 대회를 열지 못할 만큼 재정난을 겪고 있는데, 12회 때는 야마하가, 이번 대회 역시 일본 기업 도요타가 스폰서를 했다.
한편 대회가 끝난 후 한국 기자들을 만난 임동혁씨는 “2등과 3등을 한 러시아인들은 연주 도중 곡을 잊어버리기도 했다. 심사위원 15명 중 4명이 러시아인이다. 러시아가 지난 대회 우승을 빼앗긴 뒤 되찾으려는 생각이 강했을 것”이라며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임씨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때는 심사 결과에 불복해 수상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번 콩쿠르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씨가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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