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8일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4번째이자 마지막 정책비전대회를 갖는다. 토론 주제는 ‘과거사 등 검증 부분을 제외한 모든 것’ 이다. 말 그대로 종합판 토론이다.
그러다 보니 토론에 나서는 경선후보들의 준비도 여간 어렵지 않다. 어디서 어떤 주제의 질문이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하루 이틀 공부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평소 실력 대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27일 공식 일정을 갖지 않고 토론회 준비에 전력 투구했다.
이 전 시장측은 이번 토론회에선 한반도 대운하 등 자신의 핵심 공약을 압축적이고 명쾌하게 설명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 세 차례의 토론회에서 정책 구상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고 일부 왜곡도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결론을 앞세우는 두괄식 화법을 구사할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방송, 토론 전문가들로부터 과외수업도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 전 시장은 토론과정에서 도 청와대와 범 여권의 ‘이명박 죽이기 공작’도 부각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방패’다. 다양한 주제의 송곳 질문이 이 전 시장을 향할 것이다. 위장 전입 경력 등 도덕성 검증은 이번 토론의 주제가 아니라지만 대선 전략 등을 묻는 질문 속에 자연스레 섞여 들어올 수 있다.
이 전 시장측은 “터무니 없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본인 책임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진솔하게 사과할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는 기존의 3개 토론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되짚었고, 간추린 예상 질문을 숙지하며 토론을 준비했다. 특히 이번 토론에서 박 전 대표의 이념 성향에 대한 다른 주자들의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비에 만전을 기했다.
이 전 시장을 겨냥한 질문은 철저한 보안 속에 마련해 뒀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이 자신이 낸 공약도 내용을 잘 파악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이 대목을 겨냥할 것”이라고 했다.
토론 스타일에도 변화를 좀 줄려고 생각했지만 하던 대로 하기로 했다. 김병호 미디어홍보본부장이 “너무 정제된 표현을 쓰다 보니 듣는 사람들이 감흥을 못 느낀다고 한다”며 “말을 좀 껄렁껄렁하게 할 필요도 있다”고 박 전 대표에게 건의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국민 앞에서 억지로 쇼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손 사래를 쳤다고 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경선 후보들과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국민과의 약속, 희망 대한민국’이라는 주제의 집권비전 선포식도 함께 열리게 된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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