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댄스그룹 출신 여가수 A씨는 2001년 한 유명제작사와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수 억원을 받고 음반을 내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A씨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해당 제작사측에 고스란히 3억여원을 물어줘야 할 상황에 처했다.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없었던 A씨는 결국 올해 5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A씨는 법원에 신청한 채무변제계획을 성실히 이행할 경우 빚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파산에 직면할 수도 있다.
과도한 채무로 법원에 파산이나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개인이 연간 20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비교적 고소득 생활자로 알려진 유명 방송ㆍ연예인들도 개인파산ㆍ회생 신청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빚더미의 굴레는 일반 서민뿐 아니라 화려한 생활을 하는 유명인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역탤런트 출신 여배우 B씨는 개인사업을 벌이다 실패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경우. 연예활동을 하면서 패션 사업에 뛰어든 B씨는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2005년 쓴 맛을 봐야 했다. 그 해 B씨는 5억여원의 빚을 지고 개인회생을 신청한 뒤 회생절차에 따라 변제를 해 오다 최근 수입이 급격히 떨어져 개인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영어강사 출신 방송인 C씨는 과도한 채무를 감당할 길이 없어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남편의 거듭된 사업 실패로 거액의 빚을 지게 된 C씨에 대해 현재 법원은 재산실사 등 파산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방송계에서는 연예인들의 개인파산ㆍ회생 신청이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이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무리하게 품위유지를 하다 보면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방송ㆍ연예인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대중문화 평론가 배국남씨는 “연예계에도 재테크 바람이 거세게 불어 한 때의 유명세만 믿고 전문성도 없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패하는 연예인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고소득 직종인 인기 연예인들도 최근 불어 닥친 개인회생ㆍ파산의 예외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회생: 재정적 어려움으로 파탄에 직면한 개인 채무자의 채무를 법원이 강제로 재조정해 파산을 구제하는 제도. 개인에 대한 법정관리인 셈이다. 법원에서 심사한 변제계획에 따라 3~5년 동안 일정 금액을 변제하면 나머지 채무를 면제 받을 수 있다.
▦개인파산: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진 채무자가 신청하는 경우 법원은 심리를 거쳐 개인에 대해 파산선고를 내린다. 파산선고를 받은 당사자는 신원증명서에 파산사실이 기재되고 공직 진출은 물론 정상적인 금융거래도 할 수 없게 된다.
박상진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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