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하이 킥’을 연출하던 증시가 외국인의 잇따른 매도 공세에 휘청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KOSPI)가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740~1,750선 아래로 밀려날 경우 주가가 1,700선 초반까지 추가로 하락하면서 조정국면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특히 국제유가의 불안정한 움직임 속에 중국이 7,8월 중 금리인상을 통한 추가 긴축을 단행하고, 일본도 참의원 선거(7월) 이후 금리를 인상할 경우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 달 들어 26일까지 16거래일 동안 코스피(KOSPI)시장에서 3조1,694억원 어치를 순 매도했다.
이 기간 중 외국인이 순 매수를 기록한 날은 단 이틀에 불과했다. 이는 올들어 4일까지 총 3조4,000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주식보유 비중 확대에 나섰던 외국인이 그간의 투자분을 거의 모두 털어낸 셈이다.
주식형 펀드 수탁 규모가 61조원으로 늘면서 투신권이 외국인들이 쏟아내는 매물을 소화하고 있지만,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들의 매도공세에 주가가 강한 하락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국내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던 개인들도 기술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기 싸움에 눈치만 살피고 있는 형국이다.
증시는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따라 지수 급등락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지수의 급등락은 외국인들의 원맨쇼와 다름없는 상황”이라며 “전날 국내증시의 전반 지수 상승이나 후반 급락은 모두 외국인들의 차익 프로그램 매매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25일의 경우 장 중 지수선물시장에서 4,634계약을 신규 매수했던 외국인이 중국 증시 급락에 놀라 당일 누적 분의 78%를 전매하면서 장 막판 주가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최근 외국인의 매매패턴은 추세적인 변화보다는 리스크에 대한 대응 차원의 성격이 강하다”며 “외국인은 7,8월 중국의 긴축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우려 등으로 해외시장이 동반약세에 접어들 것을 이미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도 “7,8월 글로벌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외국인 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신권의 대응 수위에 따라 지수의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거래 감소로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요즘 같은 시장상황에선 프로그램 매수로 지수가 오른다고 무작정 따라가기보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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