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는 옛말이 있지만, 루이비통 프라다 구찌 등 해외 패션명품 업체들에는 '소 귀에 경읽기'나 다름없다.
26일 해외 명품업체들에 대한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명품 업체들은 수백~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많은 순이익을 내면서도 기부에는 인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화점 명품 매출이 7개월째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갈 정도로 명품업체들이 돈벌이는 잘 하지만, 기부에는 '짠돌이'이란 오명을 벗기는 어려울 듯 하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 한 해 1,213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기부액은 고작 235만원이었다. 전년도의 125만원에 비하면 배로 늘어난 수치지만, 루이비통에서 그나마 '부담이 적은 착한 가격'으로 가장 대중적인 제품인 '모노그램 스피디 35'의 4개 판매 가격에도 못 미친다.
구찌는 사정이 더하다. 구찌그룹코리아의 지난해 기부액은 50만원으로 매출(1,402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0036%에 불과했다. 버버리코리아(2005년4월~2006년3월 기준)와 펜디코리아도 국내에서 각각 1,066억원과 162억원의 매출이 일어났지만, 기부액은 12만원과 38만원이었다.
두 기업 모두 기부액이 전년도의 4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26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프라다코리아(2006년2월~2007년1월 기준)의 기부실적은 제로였다.
에르메네질도제냐가 210억원 매출에 300만원을, 로렉스는 225억원 매출에 1,300만원을 기부해 패션명품 업체 중에선 기부 실적이 괜찮은 편. 그래도 국내 상장사들이 지난해 매출에서 기부금 비중이 평균 0.21%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명품업체들의 사회환원 성적은 기대이하였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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