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 전쟁’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삼성하우젠컵 결승 서울-울산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장에는 양팀의 골키퍼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박주영(서울)과 이천수(울산)라는 양팀의 특급 공격수가 모두 빠지는 가운데 결승전의 최대 관심사는 ‘꽁지머리’ 김병지(37ㆍ서울)와 ‘리틀칸’ 김영광(24ㆍ울산)의 수문장 대결로 압축됐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축구의 첫번째 우승 타이틀을 과연 누가 거머쥘까. 우승 상금 1억원이 걸려 있는 하우젠컵 결승전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단판 승부. 서울과 울산은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과 대표팀 차출 등으로 정상 전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양팀의 ‘창’이 무뎌졌다. 서울은 주포 박주영과 정조국이 부상으로 선발로 뛸 수 없고, 울산은 이천수와 우성용이 아시안컵 출전으로 대표팀에 소집돼 있다. 모두 ‘제 2의 공격 옵션’을 동원해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지만 단판 승부의 속성까지 살피면 골은 쉽게 나지 않을 전망. 역시 김병지와 김영광의 선방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K리그 최다 출전 기록(450회)을 이어가고 있는 김병지는 하우젠컵 11경기에서 7실점했다. 경기당 평균 0.64골의 실점률. 김영광은 9경기에 나서 3골을 내줘 0.33의 실점률을 보였다. 5경기 이상 출전한 골키퍼 가운데 최소 실점률이다. 둘 다 승부차기에도 강하다. 김병지는 하우젠컵 4강 인천전에서 승부차기를 승리로 이끌었고, 김영광 역시 지난 해 전남 소속으로 FA컵 결승 승부차기에서 귀신 같은 선방을 보인 바 있다.
기자회견장에서 김병지가 선공을 날렸다. 그는 “승부차기까지 가면 이길 수 있다. 한두 개는 막을 자신이 있다. 준비도 많이 해 왔다”고 말했다. 김영광은 “승부차기까지 가서 병지 형이 한두 개를 막는다면 난 3개를 막아 내겠다”고 자신 있게 받아 쳤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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