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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스턴스發 위기 美 헤지펀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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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스턴스發 위기 美 헤지펀드 '휘청'

입력
2007.06.2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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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 산하 2개의 헤지펀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청산 위기에 몰리면서 25일 뉴욕증시가 하락하는 등 월 스트리트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베어스턴스 헤지펀드 외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에 투자한 다수의 헤지펀드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감돌면서 1990년대 후반 미국을 뒤흔든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 파산의 악몽까지 되살아 나는 분위기다.

사태의 전말은 이렇다. 베어스턴스 산하 헤지펀드인 '하이 그레이드 스트럭처 크레딧 펀드(HGSC)'와 '하이 그레이드 스트럭처 크레딧 인핸스드 레버리지 펀드(HGSCELF)'는 서브프라임을 기초로 발행된 자산담보부증권(CDO)에 200억 달러를 운용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확대되면서 이들 헤지펀드는 20% 가량 평가손실을 입었다. 그러자 펀드에 투자했거나 대출했던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이 담보로 잡은 CDO를 매각, 채권을 회수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따라 청산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신용도가 낮은 주택 구매자에게 주택을 담보로 고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 하지만 최근 미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금리 상승으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급등하면서 대출 연체율이 지난 1분기에 13.77%를 기록, 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CDO가격이 급락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사태의 확산 가능성. 당장 이번 사태로 신용평가사인 S&P는 45개 모기지 담보 채권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무디스도 15개 관련 채권의 신용등급을 낮추는 등 '신용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더글러스 루카스 UBS 애널리스트는 "CDO 등급 하향조정은 CDO 매도로 이어질 것"이라며 "베어스턴스 사태와 유사한 일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헤지펀드들이 CDO처럼 대부분 현금화하기 힘든 비유동성 자산의 투자비중을 높인 점이 이번 파문이 확산될 근거"라며 헤지펀드의 일반적 투자행태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될 가능성을 짚었다.

하지만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 하락폭이 당장은 2.1%에 그치는 등 아직은 관망세가 우세한 상황이다. 베어스턴스도 지난 22일 위기에 몰린 HGSC에 긴급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협상을 통해 8억5,000만 달러 규모의 관련 채권을 일괄 매각키로 한 메릴린치의 계획을 중단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또 이번 사태의 여파 및 주택경기 침체 심화 조짐으로 인해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하를 다시 고려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최근 빠르게 상승하던 채권 금리가 하향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가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금융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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