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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격을 높이자-이미지 UP! 코리아] 2부 <4> 중국, 국가 이미지에 인해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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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격을 높이자-이미지 UP! 코리아] 2부 <4> 중국, 국가 이미지에 인해전술

입력
2007.06.2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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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국과 같은 묵직한 존재감 덕에 국가의 품격을 용이하게 끌어올릴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지만 국격을 높이는 일이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다.

중국 정부가 세계인에게 널리 알리고 싶어하는 중국의 국격은 ‘평화 애호국’이란 이미지다. 류바오라이(劉寶萊) 인민외교학회 부회장은 “평화를 사랑하고 세계와 상호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중국이 추구하는 이미지”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국가발전 전략과 밀접한 함수관계에 있다. 개혁 개방 이후 20여년간 연 평균 10%의 경제성장을 구가하는 중국에게 세계 평화는 중국 경제 성장의 선결 요소이기 때문이다. 강대국 중국의 부상을 우려하는 세계를 향해 강대국 중국이 패권국이 아니라는 점을 널리 알려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는 중국의 부상에 대해 미국 등 서방이 중국 위협론을 제기하는 상황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방어적이다. 만성화된 ‘중국 때리기’에 대한 대응 전략인 셈이다. 또한 서로 다른 문명과 다른 발전 경로를 인정한 뒤 상생하는 세계를 추구한다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외교노선인 ‘조화세계(和該世界) 건설’과도 맥이 닿아 있다.

중국의 이미지 전략은 막대한 원조 외교와 제3세계 포용 전략 등을 축으로 진행된다. 2005년 최소 150억 달러 이상을 원조, 미국에 버금가는 원조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세계의 민심을 사는데 달러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지난해 11월 53개 아프리카 국가 중 48개국의 정상을 베이징(北京)으로 불러 막대한 원조를 약속함으로써 중국이 아프리카의 자원만을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와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부각했다.

펑줘쿠(馮佐庫) 중국인인대회우호협회 부회장은 “대외 원조는 그들에게 도움을 줘 그들이 발전하면 중국에게 도움이 된다는 인식에 출발한다”며 “원조를 받는 나라들도 중국으로부터 일방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원조가 아프리카 등 제3세계에 집중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국가브랜드 제고 작업의 방점은 서방이 아닌 제3세계에 찍혀 있다. 이런 태도는 중국이 제3세계 국가를 대표하는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정치논리와 맞닿아있다.

초청 외교도 중국의 브랜드 제고 수단이다. 미국 못지않게 외국 인사를 초청하는 곳이 중국이다. 외국 인사 초청 업무에서 각 기관은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중국인민외교학회는 전직 대통령 등 지도자급 인사들을, 대외우호협회는 지도자급 인사보다는 비중이 떨어지는 여론 주도층의 초청을 담당한다.

인민외교학회는 김대중, 노태우 전대통령 등 한국 전직 정상들은 물론, 미국 일본 유럽각국의 전직 정상을 초빙하고 있다. 중한우호협회, 중미우호협회 등 40여개 개별 협회를 거느린 대외우호협회는 지난 5년간 100여개국의 1,600여개 대표단 2만여명을 중국으로 초청하는 실적을 거두었다. 인해전술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수많은 인사들을 초청, 우호 세력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 이미지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직은 54개국 156개국에 설립된 공자학원(孔子學院)이다. 불과 3년만에 154곳으로 증가한 공자학원은 중국 문화 전파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중국어 보급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공자학원이 장차 500개 이상 증가하면서 독일의 괴테하우스처럼 중국문화 홍보센터로 도약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 무질서·싸구려 인식 탈피 안간힘

눈부신 경제성장과 막대한 원조 등에 힘입어 국가 이미지 구축에 성공적인 중국에도 고민이 있다.

최근 주머니가 두둑해진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에서 보여준 이미지는 ‘어디서나 시끄러운 불청객’이다. 홍콩 디즈니랜드의 종업원들은 벤치에서 드러눕고 침을 뱉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제지하는 것을 포기할 정도로 중국인들의 개인 품격은 아직은 일정 수준에 올라와 있지 않다. 또 유럽의 여행업계 조사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들의 평점은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치르고 나면 이러한 중국인 개개인의 품격도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올림픽을 앞두고 에티켓 향상 운동을 펼침으로써 국민들의 자질이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견해이다.

중국 당국은 매달 11일을 질서의 날로 정하고 있다. 특히 일부 지방정부는 횡단보도를 무단 횡단하는 등의 기초질서를 어겼을 경우 이를 직장에까지 통보하는 초강경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의 또 다른 고민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하면 연상되는 ‘싸구려’ 이미지이다. 버버리 등 고급 브랜드라 하더라도 중국산일 경우 과연 명품으로 봐야 할 것이냐는 논쟁이 세계 각국에서 일 정도로 중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널리 펴져 있다.

중국 일각에서는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닌 ‘크리에티드 인 차이나’(created in china)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이 외국기업의 생산시설 보다는 연구개발(R&D)센터 유치에 힘쓰고, 재래산업보다는 첨단산업 유치에 힘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 할 수 있다.

■ 펑줘쿠 인민대외우호협 부회장

펑줘쿠(馮佐庫ㆍ사진)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 부회장은 있는 그대로의 중국의 현실을 알리고, 세계와 함께 발전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중국 국가브랜드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이 국가 이미지 향상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제3세계에 이미지 제고전략에 비중을 두는 것이 중국의 특색이라고 설명했다.

_중국이 세계에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는 무엇인가.

“중국이 평화를 사랑하고 세계와 함께 발전해 공동 번영하고 싶다는 의지라고 요약할 수 있다.”

_중국의 이미지 전략은 지역별, 국가별로 다른가.

“이미지 전략에서 제3세계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양적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3세계는 중국의 유엔 가입에 큰 도움을 주었고, 앞으로도 중국에게 중요할 것이다. 물론 미국과 일본 같은 대국들을 상대로 한 사업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_국가 브랜드 제고에서 대외원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떠한가.

“지난해 48개국 아프리카 정상들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막대한 원조계획을 밝혔다. 우리는 이런 원조를 아프라카의 도움에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원조를 받는 상대국가가 발전하면 결국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원조를 일방적 시혜로 결코 여기지 않는다. 실제로 중국으로부터 원조를 받는 국가들 역시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_평화 이미지를 강조하는 중국의 전략은 미국의 중국 위협론 등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용이 아닌가.

“다시 강조하지만 중국은 호전적인 국가가 결코 아니다. 현재 1인당 소득이 2,000달러 수준인 중국의 주요 임무는 스스로 발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남을 위협할 생각이 없고, 국민들 역시 남의 나라를 침략할 뜻이 전혀 없다. 평화로운 방법으로 세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중국의 진의임을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_내년 열릴 베이징 올림픽이 국가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가.

“성공적으로 올림픽을 치른 뒤 중국에 대한 세계의 인상은 바뀔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올림픽 준비와 관련해 시설 등 하드웨어 측면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대회 진행 및 베이징 시민의 호응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성공을 자신한다.”

송중석 한국국제교류재단 베이징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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