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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세계 18세기 학술대회' 30개국 1000명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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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세계 18세기 학술대회' 30개국 1000명 참가

입력
2007.06.2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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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는 괄목할만한 진보가 이뤄진 시기였다. 산업혁명, 프랑스혁명, 미국독립혁명이 상징하듯 서양에서는 정치ㆍ경제의 대변혁이 진행됐고 사상적으로는 계몽사상이 뿌리내리면서 근대 정신이 꽃을 피웠다. 동양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은 강희제 건륭제의 치세기, 일본은 도쿠가와 막부의 안정기, 조선은 영ㆍ정조 연간의 정치적 안정과 맞물린 다양한 지적실험기였다.

이 시기를 연구하는 초대형 학술 대회인 ‘세계 18세기 학술대회’가 7월 8~15일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개최된다. 세계 30여 개국의 18세기 학회 회원 1,000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는 한국 18세기학회 소속 연구자 7명이 참가해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국내의 18세기 연구 성과를 알린다.

2003년 미국 대회가 우리 연구자 2명이 ‘동아시아 분과회의’를 진행하며 18세기와 관련한 동아시아학계의 연구를 처음 알린 대회라면, 이번 대회는 참가자의 면모를 볼 때 더욱 깊어진 국내 학계의 연구 성과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학 분야의 정민 한양대(국문과)교수와 안대회 명지대(국문과)교수의 발표가 주목된다. 정교수는 <18세기 조선지식인의 백과전서적 저작경향>이라는 발표를 통해 이념의 압제에서 인간의 삶을 해방시키려 했던 18세기 동ㆍ서양의 지식권력재배치 과정의 공통점을 통찰한다.

당시 유럽에서 디드로 볼테르 등 백과사전파 지식인들이 득세한 것처럼, 조선에도 500권이 넘는 저작을 남긴 정약용, 중국과 조선의 외교 교섭 기록을 묶은 <삼한총서> 를 남긴 박지원 등 지식인들이 각종 총서를 활발하게 기획, 편집했다는 것이다.

안교수는 이덕무의 <북한산유람기> 와 이옥, 권상신 등의 여행기를 소개하는 <18세기 조선의 여행문학>를 통해 당대에 성행했던 조선의 여행 문화를 소개한다. 타자와의 차이를 발견하는 것이 근대성을 성찰하는 첫걸음이라면 여행은 타자와의 차이를 느끼는 대표적인 문화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18세기 유럽에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그랜드 투어’가 성행했던 것처럼, 경제성장과 교통발달 등에 힘입어 당시 조선에서도 지배계급, 서민을 가리지 않고 도시 근교의 산과 강을 찾는 유람 문화가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정승혜 수원여대(교양학부) 부교수는 일본에서 한국어 교육을 처음 실시한 아메노모리 호슈(雨森芳洲)에 대한 연구를 통해 당시 활기를 띠었던 동아시아 지식인간의 지적 교류의 문제를 논의의 장으로 끌어올리고, 유현종 중앙대(철학) 교수는 <18세기 동서양의 인간의 마음에 대한 비교연구> 발표를 통해 마음을 도덕의 성취도구로서 바라봤던 동양철학과 지식을 얻기 위한 도구로 바라봤던 서양철학의 소통 가능성 문제를 제기한다.

한국18세기학회 회장인 김정희 서울여대 영문과 교수는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국내 학계의 18세기 연구 성과를 국제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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