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유럽여행에 나섰던 김모(54)씨는 보험 덕에 인생의 큰 고비를 넘겼다. 오스트리아 빈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다 갑자기 쓰러진 김씨는 급히 옮겨진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이국에서 갑자기 닥친 사고에 치료비가 걱정이었지만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한 김씨는 보험사의 지급보증을 통해 경제적 부담 없이 무사히 치료받고 귀국할 수 있었다. 김씨는 치료비로 보험금 1,000만원을 받았다.
# 지난해 미국 LA를 방문했던 박모(45ㆍ여)씨는 자전거로 시내 관광을 하다 실수로 길가에 주차된 자동차를 긁고 말았다. 마침 여행보험에 들어 있던 박씨는 차 수리비용과 본인의 치료비로 250만원을 지급받았다.
# 남편과 지난해 호주 시드니로 신혼여행을 갔던 이모(30ㆍ여)씨는 호텔 욕실에서 목욕을 하다가 물이 욕실 밖으로 넘쳐 호텔 카펫을 적셨다. 염색이 번져 호텔에 카펫 세탁비를 물어야 했지만 이씨는 여행보험금 20만원을 받아 이를 처리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떠났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기분만 망치는 게 아니라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다. 성별이나 연령 제한 없이 간편하게 가입하면서도 여행 중 생기는 많은 사고를 보장해주는 여행보험에 관심을 가져보자.
여행보험은 여행 중에 불의의 사고로 숨지거나 다쳤을 때를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이다. 여행 중 발생한 질병의 경우 발병 후 30일 이내에 숨졌을 때 보험금을 준다. 또 휴대품 도난이나 파손, 가입자의 과실로 다른 사람에게 지게 된 손해배상책임도 보상이 된다. 다만 여행 중 임산부의 출산 또는 유산, 여행지의 전쟁이나 내란에 의한 피해, 자해ㆍ자살 등은 대부분 보상 대상이 아니므로 가입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여행보험은 손해보험사 홈페이지나 콜센터를 통해 간단히 가입할 수 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비행기 탑승 전에 공항에 있는 보험사 서비스 창구에서 가입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전용 보험에 들면 설계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같은 보장내역이라도 보험료가 더 저렴하다. 다만 온라인 보험은 본인이 직접 비교해 드는 만큼 반드시 보장 내역과 상품약관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불필요한 중복보장을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해사고 시 치료비를 보상하는 상해보험에 이미 가입한 사람이 추가로 다른 상해보험에 가입해도 치료비는 2배로 나오지 않는다.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여행보험이나 각종 무료보험은 ‘속 빈 강정’인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런 여행보험 상품들은 ‘사망 시 1억원 보상’ 정도를 제외하고는 여행 중 흔히 일어나는 상해사고나 질병에 대한 보상한도액은 턱없이 낮다. 특히 여행사의 ‘패키지’ 여행을 선택했다면 가장 기본적인 보장만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는 보험의 보장내역을 여행사, 신용카드회사 혹은 통신회사를 통해 확인해 보고 부족하면 추가로 가입하는 게 좋다. AIG손해보험 관계자는 “여행보험 보상한도는 최소 300만원 이상(미주지역은 1,000만원)은 돼야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 여행보험에는 주로 휴가 등 짧은 여행에 대비하는 단기 여행보험과 해외주재근무, 유학, 교환교수, 기타 연수 생활에 대비하는 장기 여행보험이 있다. 단기 해외여행에서는 휴대품 도난으로 인한 손해와 의료사고가 잦은 편이다. 본인 부주의로 휴대품을 분실하면 보상이 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해외에서 의료 사고로 병원을 찾을 경우를 대비해 되도록 전세계 지점망을 가진 보험사가 유리하며 선불 부담 없이 우선치료가 가능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장기 해외여행보험에서는 해외생활 중 우연히 발생하는 상해사고 또는 이상질환에 따른 질병 치료에 주로 보험금이 많이 지급된다.
보험 사고 때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의사 진단서, 치료비 영수증, 보험 증권, 보험금 청구서 등이 있어야 하며 휴대품을 도난 당했을 때는 경찰서의 도난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휴대품 도난을 입증할 수 있는 경찰확인서가 없어 보상되지 않는 사례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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