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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증은 시원찮고 싸움은 더 추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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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증은 시원찮고 싸움은 더 추해지고

입력
2007.06.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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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후보 검증 양태가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검증의 목표와 절차에 대한 구심점도 합의도 간데 없고 비방과 근거 없는 의혹 제기만이 판을 친다. 검증 작업에 검증이 없이, 이전투구 공방만이 전부가 된 모양이다. 지난 주말 당 검증위의 중간발표가 무기력한 결과를 보이면서 시비의 내용을 판정할 권위체도 상실한 상태다.

문제가 된 한반도 대운하 검토 문서가 수자원공사 간부에 의해 유출됐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명박 박근혜 두 경선후보 측의 삿대질은 계속 서로를 향한다. 그 동안 문서의 변조 가능성을 제기해온 이 후보측에서는 변조가 박 후보측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주장까지 나왔고, 박 후보의 과거 문제를 담은 구 안기부 문서가 있다는 말도 공공연히 거론된다.

사실 야당이 벌이는 검증 작업이라는 것이 말처럼 쉬울 수가 없다. 당 자체, 그리고 후보 상호 검증을 진행하면서 정권측과 여권의 개입에는 함께 맞서야 한다. 특히 한나라당으로서는 과거 여권의 흑색공작에 당했다는 기억이 뼈아플 것이다. 경선 못지않게 음양으로 이어질 여권의 공세에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점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럴수록 스스로 내부 상처를 더하는 일은 특별히 경계해야 할 텐데 오히려 고삐가 완전히 풀려 버린 것 같다. 한반도 대운하 문제만 해도 초기엔 그 공약의 타당성을 두고 논쟁이 오가는 것 같더니 곧 실질 토론은 실종해 버렸다. 대통령의 직설적 비난이 상황을 악화시킨 요인이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때도 이내 화살은 내부에서 더 험하게 오갔다. 자체 검증을 한답시고 벌인 경쟁이 초보적인 말 싸움의 수준에서 주저앉은 채 가장 가서는 안 될 위험수위를 넘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한나라당은 전체 후보 지지도를 과점하고 있다. 또 대통령이 야당을 향해 직접 공세를 벌이는 가운데 범 여권에서는 아직 판짜기 수순에 골몰하고 있다. 6개월 밖에 안 남았는데, 대선의 진행은 매우 비정상적이다. 한나라당의 빗나간 검증은 대선 구도에 왜곡과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정치 발전에 기여하기는커녕 그 기대를 오히려 저버리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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