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칠판이 사라진다. 동영상과 사진, 문서 등이 나타나는 ‘전자칠판’이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되면서, 앞으론 분필가루 날리는 칠판을 대신하게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도 내년부터 관련 제품들이 선보이면서 ‘디지털 교실’로의 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각종 디지털 자료들을 화면에 표시할 수 있는 전자칠판인 ‘인터랙티브 화이트 보드’(액티브 보드)가 미국시장에서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액티브 보드란 60인치 이상의 하얀색 대형스크린 위에 프로젝터를 이용, 교재는 물론이고 동영상과 사진까지 투사하며 수업할 수 있는 도구. 교사는 전자 마그네틱 펜을 이용해 스크린 위에 직접 글씨를 쓸 수 있으며, PC에 저장된 동영상, 사진 등을 스크린 위에 재생할 수도 있다. 또 수업중 자료가 필요하면 인터넷에서 찾아서 바로 화면으로 바로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 19~21일 미국 애너하임에서 개최된 디지털 영상기기 전시회인 인포컴에서 관련업체들이 선보인 액티브 보드는 미래 학습 환경의 새로운 경향을 제시했다. 특히 경쟁관계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이 합작해서 세운 스마텍의 ‘스마트보드 600i’는 전시회의 최대 관심 제품이었는데, 이 제품은 80인치 스크린 위에 프로젝터가 함께 붙어 있다. 터치 스크린 방식의 스크린은 교사와 학생들의 필기체는 물론이고 각종 동작을 인식할 수 있다. 가격은 200만원대.
엡손도 같은 방식의 액티브 보드를 내년께 한국과 해외에 선보일 예정이다. 엡손코리아 관계자는 “액티브 보드를 내년 2월께 한국 등에 출시할 것”이라며 “스크린 위에 프로젝터가 함께 붙어 있어 사람이 프로젝터에서 투사되는 영상을 가릴 염려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학교들은 액티브 보드를 수업에 속속 도입하고 있다. 미국 새러소타의 경우 11월1일까지 각급 학교의 모든 교실에 액티브 보드를 설치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도 액티브 보드 도입을 위한 환경기준까지 정해놓고 첨단 디지털 교실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EU는 학생들의 시력보호를 위해 프로젝터의 밝기를 1,500~2,000안시(ANSI, 프로젝터 밝기 규격)로 제한해 놓았다.
엡손코리아 관계자는 “살아 움직이는 영상을 이용해 수업할 수 있는 액티브 보드가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며 “교사와 학생들이 마치 게임하듯 공부를 할 수 있어 학습효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너하임=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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