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가 라틴 음악 어법을 주조로 한 4집 <지금, 너에게로> (무직 나인)를 냈다. 지금,>
3집 <벚꽃 지다> 에서 4년이다. 그 시간의 부피는 재즈의 운명을 긍정하고 있다. 이전 작품과는 전혀 다른 빛깔의 재즈는 짧지 않은 침묵을 해명한다. 수록된 12곡은 라틴 음악과 멀어졌다 가까워졌다를 반복하며 4년의 공백이 탐색의 시간이었음을 증명한다. 벚꽃>
아카펠라 스캣 <놀이터> 로 음반의 문을 연다. 그는 이 곡에서 다섯 성부에 달하는 음역은 물론 다양한 빛깔의 음색까지 자신의 것으로 이룩해 낸다. 트럼펫이나 색소폰 등 관악기처럼 들리는 소리가 모두 그의 것이다. 한 사람의 보컬로 맨해튼 트랜스퍼 같은 중창에서 루이 암스트롱 같은 음색까지 포괄하는, 솔로 서커스다. 놀이터>
<푸른 달> 은 한국인과 친근한 라틴 음악 양식인 '차차차'가, <여름, 그 물빛> 은 포크와 종족 음악의 어법이 주조를 이룬다. <이제 조용히> 에는 살사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살사 댄스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뚬바오 리듬을 차용한 <이제 조용히> 에서 라틴 음악은 우수의 상징이다. 삼바 축제의 광란이 끝난 뒤의 인적 끊긴 새벽을 연상케 한다. 이제> 이제> 여름,> 푸른>
<바람과 나> 는 앨범에서 두드러지는 곡. 한대수가 1970년대 숨막힐 듯한 한국의 젊음에게 바친 노래를 재해석한 것으로 특유의 현란한 테크닉을 일절 배제한다. 음악적으로, 최대한의 예를 표하는 방식이다. 바람과>
이번 앨범은 라틴 음악 하면 오로지 관능과 열정의 상징인 양 오용되고 있는 우리의 음악적 소비 성향을 반성케 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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