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범여권 대통합 작업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통합파 핵심 5인이 만났다. 이들은 범여권 통합의 걸림돌 중 하나인 2003년 민주당 분당 사태에 대해 유감도 표시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 문희상 김근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정대철 전 우리당 상임고문 등 5명은 22일 국회에서 2시간 가까이 회동했다. 회동을 마친 뒤 이들은 "7월 대통합 신당을 목표로 적극 노력하고 분열과 배제가 없는 대통합의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문 보다 김 전 의장의 언급이 더 관심을 끌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으로 불리며 우리당 창당에 일조했던 그가 회동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민주당 분당 과정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참여정부 탄생을 위해 노력했던 세력들이 분당된 데 대해 가슴이 아프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의 분당 유감 표명에는 다른 참석자도 모두 동의했다. 우리당 창당 주역인 이들이 대통합 대상인 민주당을 달래기 위해 화해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특히 김 전 의장이 2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면담했다는 사실 때문에 이 발언엔 더욱 무게가 실렸다. 김 전 대통령은 면담 과정에서 김 전 의장에게 대통합을 위해 전면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그래서 분당 유감 표명에는 김 전 대통령의 뜻이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여전히 통합까지 갈 길은 멀다. 현재 통합 작업은 '우리당 배제론' 때문에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우리당 탈당파 의원들은 중도개혁통합신당, 민주당과 탈당파, 시민사회 진영, 우리당, 손학규 전 경기지사 지지조직인 선진평화연대가 참여하는 6자회담 개최를 제안했지만 중도신당과 민주당의 외면으로 지지부진하다. 두 당은 27일 합당을 발표할 예정이다.
게다가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분당 유감 표명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한 것도 아니고 진정성이 없는 것 같다. 관심 돌리기 차원"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통합 주도권을 둘러싼 기싸움과 감정대립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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