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은 산(지리산)과 강(섬진강), 바다(한려수도)를 한 품에 안고 있는 명당이다. 뛰어난 지리적 환경에다 녹차를 주제로 한 ‘그린 투어리즘’을 앞세운 하동군이 ‘웰빙 휴양시티’라는 군 슬로건에 걸맞은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관광 하동’을 견인하는 최대 브랜드는 녹차이다.
하동녹차는 ‘세계 명차 만들기 프로젝트’가 정부의 신활력사업에 선정된 데 이어 녹차 시배지(始培地)인 화개면 운수리 일대 2만5,181평이 야생차산업특구로 지정돼 주가를 한껏 높였다.
지난달 소비자 조사에서는 ‘대한민국 대표브랜드’에 선정되는 영예까지 안았다. 이 조사에서 하동녹차는 57%의 인지도로 경쟁관계인 보성녹차(43%)를 압도했다.
하지만 2002년 취임한 조유행 군수가 명차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 군수는 차가 처음 뿌리내린 하동을 한국 차의 메카로 내세우며 전통 수제녹차라는 점과 임금님께 올렸던 진상품 등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렸다.
‘왕의 녹차’는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대표 뉴스채널인 CNN에 ‘a rare tea fit for a king(왕에게 바쳤던 귀한 녹차)’라는 내용의 광고를 내 보내고 서울지하철과 공항, 대도시 도로변 전광판에 광고를 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7일부터 4일간 열린 ‘하동야생차문화축제’에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78만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올해 축제에서 녹차 판매 등 직접수익 19억원을 포함 32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올렸다. 특히 축제 개막식 때는 대회사, 축사 등 VIP 중심의 공식행사를 과감히 없애고, 김태호 경남지사와 조 군수, 명예대회장인 이수성 전 국무총리 등이 깜짝 배우로 등장한 창작극을 선보이고 녹차를 주제로 관광객의 눈높이에 맞춘 가족단위 체험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하동군은 연매출 650억원을 돌파한 녹차산업 활성화를 위해 2010년까지 418억원을 투입하는 그린투어리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 출연기관인 하동녹차연구소는 산업자원부의 지자체 연구소 육성사업 평가에서 최우수 연구소로 선정돼 1억원의 인센티브를 받기도 했다.
해양관광도시 조성을 위한 인프라 확충사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군은 2011년까지 금남면 대치리 일대에 해양낚시공원을, 금남면 노량ㆍ대치리 일대 30여만평에 골프장, 콘도, 스파&워터파크 등을 갖춘 ‘하동 스파리조트’를, 금남면 대도리에 어촌체험마을, 적량면 서리 생태휴양밸리 등을 조성해 관광도시로서의 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악양면 평사리에는 기존의 최참판댁과 평사리문학관 인근에 숙박이 가능한 10ㆍ20ㆍ30평 규모의 전통한옥, 야외공연장, 노천극장 등을 갖춘 문화예술체험마을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2020년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에 380만평 규모의 국가산업단지가 완공되면 인구증가와 세수증대라는 묵은 과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 조유행 하동군수 "산악·해양·문학 등 3色 볼거리 한 곳에서"
"'웰빙 휴양시티' 프로젝트가 하동군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입니다."
조유행(61ㆍ사진) 하동군수는 "축제든 관광자원이든 차별화하지 않고는 경쟁력이 없다"면서 하동에서만 느낄 수 있는 관광자원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조 군수는 "산과 바다에는 특성에 맞는 휴양레저타운을 조성하고 청학동, 쌍계사, 칠불사 등 문화유산과 '토지문학제', '하동국제문학제' 등을 대표 브랜드로 육성해 '산악ㆍ해양ㆍ문학관광'이 동시에 가능한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동녹차를 세계적인 명차로 알리고 하동을 녹차산업의 메카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그는 "갈사만 일대에 국가산업단지와 대규모 해양레저타운이 들어서면 '만년 세수(稅收) 부족'이라는 꼬리표도 뗄 수 있을 것"이라며 '명품 하동 만들기'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동군 면서기 출신으로 경남도 국장을 지낸 재선의 조 군수는 지난해 정부와 경남도 등 평가에서 50여 차례나 수상해 시상금과 사업비 30억원을 지원 받았으며 자치단체장으로는 드물게 '2006년 한국을 빛낸 기업인'에 뽑히기도 했다.
하동=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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