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신용등급이 낮아 신용카드도 만들지 못한다. 그렇다면 대부업체 직원들은 어떨까. 이들 역시 '대부업'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신용도와 상관없이 각종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순이익만 1,000억원이 넘는 대형 대부업체의 A 팀장은 아직도 백화점 카드가 없다. 지난해 아내가 자주 이용하는 모 백화점에 자신의 이름으로 카드를 신청했지만 직업란에 대부업이 적혀 있는 것을 본 백화점 측이 발급을 거절했다.
화가 난 A 팀장은 올해 자신이 직접 카드를 재신청했지만 역시 지난달 같은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그는 "아내가 '그 흔한 백화점 카드도 못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거냐'고 핀잔을 주는데 정말 미치겠다"고 털어놓았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B 계장 역시 지난해 대부업체 종사자라는 이유로 신용카드 발급을 거절당했다가 끈질긴 설명과 읍소 끝에 최근에야 '겨우' 신용카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는 "아무리 설명을 해도 대부업이란 글자만 보고 고개를 젓는데 참 난감하더라"고 말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사람과 대부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은 신용도가 엄연히 다른데도 근무처가 대부업체라는 이유 만으로 신용카드 발급을 거절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 카드사들의 신용도 심사가 얼마나 주먹구구인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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