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9일 청와대가 중앙선관위의 공무원중립의무 준수 요청에 대해 “대통령의 입을 봉하라는 것”이라고 반발한 데 대해 “몽니를 그만 부리고 선관위 결정에 깨끗이 승복하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가 선관위 결정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태도로 일관하자 노무현 대통령을 사법처리가 가능한 사전선거운동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고발 시기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대변인은 “청와대의 반응은 한마디로 대통령이라고 예우해 레드 카드가 아닌 옐로 카드를 내민 심판에게 오히려 폭언하고 항의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선거중립 책무가 그렇게 거추장스러우면 스스로 대통령의 옷을 벗어 버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대변인은 “청와대가 앞으로는 선관위에 일일이 물어 봐서 발언하겠다고 한 것은 선관위 결정에 대한 고약한 몽니”라며 “청와대는 선관위 결정에 승복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이날 “노 대통령에 대해 선관위 결정을 수용하고 선거법 준수를 촉구 및 경고하는 국회 차원의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조 의원은 “만약 결의안이 성사되면 실제 구속력이 없어도 대통령을 어느 정도 자제시키는 정치적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하면 대통령에 대해 상당한 견제가 될 것”이라며 “선관위는 중지ㆍ 경고 또는 시정명령을 불이행할 때 고발할 수 있게 돼 있는 선관위법 14조 2항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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