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문학 대표작을 망라한 영어판 선집이 발간된다. 한국문학번역원(원장 윤지관ㆍ이하 번역원)은 1919년 이후 발표된 시, 소설, 희곡을 대상으로 10권짜리 번역집을 제작, 2009년 미국 유수 출판사를 통해 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편집위원회(위원장 최원식)를 꾸려 작품 선정에 착수했다.
윤 원장은 “진작부터 두툼한 영어판 선집을 내놨던 일본, 중국과 달리, 지금까지 나온 한국 문학 선집은 대부분 단벌에 불과했다”며 “작고 작가, 중견, 신예를 통틀어 우리 문학의 전모를 보여줄 작품집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집위원회는 9월말이나 10월초까지 작품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을 비롯해 문학평론가 황종연, 성민엽, 구모룡, 이상란, 신수정씨와 사회학자 김종엽씨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원로 문학평론가인 백낙청, 김윤식, 김병익씨는 편집고문을 맡아 전체 편집 방향 등을 자문한다. 영문학자, 전문 번역가, 해외 한국학자 등으로 7월 발족될 번역위원회는 확정된 작품 목록에 맞춰 번역자를 섭외하는 작업을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박장윤 번역원 번역출판팀장은 발행처에 대해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문학 선집’을 발간하고 있는 컬럼비아대학 출판부나 영문학 선집으로 권위 있는 노튼 출판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번역원은 선집에 작품뿐 아니라 시대 구분, 작가 및 작품 해설, 시각 자료 등 한국 현대문학 관련 정보를 풍부하게 담아 해외 대학에서 교재로 활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20일에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한국현대문학, 그 경계는 어디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수록 작품의 선별 기준을 마련하는 자리다. 발표를 맡은 국문학자 김현주씨는 수필, 여행기, 비평 등 ‘비허구 산문’을 선집에 포함할지를 논의하고, 사회학자 정근식, 김종엽씨는 사회사적 관점에서 현대문학의 시대 구분법을 제시한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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