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의 디바, 제이가 디지털싱글 <눈물로> 로 팬들 앞에 돌아왔다. 2004년 5집 이후 33개월 만이다. 제이는 2000년 2집 앨범 <어제처럼> 의 대성공 이후 별다른 활동을 보이지 못했다. 어제처럼> 눈물로>
대중의 큰 사랑을 느낄 여유도 없는 추락은 그녀를 보다 성숙하게 만들었다. 인기에 초연하게 된 것은 물론, 노래와 무대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깨닫는 계기로 작용했다. 은퇴까지 고려했다가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는 오기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궁> 등의 OST로 자신의 존재를 입증했다. 그리고 2년 간의 준비 끝에 귀환했다. 궁> 미안하다>
제이가 이정과 함께 듀엣으로 불러 11일 발매한 디지털싱글 <눈물로> 는 독특한 제이의 음색이 과거 어떤 곡보다 잘 배어 들어갔다. 제이의 가늘게 떨리는 듯한 음정은 국내 어느 가수도 따라 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뿜어낸다. 제이는 “바이브레이션이 짧고 빠른 탓”이라고 설명했다. 눈물로>
제이만이 낼 수 있는 음색은 부드러운 멜로디와 슬픈 이별을 담고 있는 가사 와 어울려 짙은 호소력을 더한다. “이정과 한두번 방송에서 마주친 게 전부였어요. 솔직히 잘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저희들도 놀랐어요. 제 음색이 살짝 허스키하고 떨린다면 이정은 맑고 부드럽거든요.”
이정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제이의 감성적인 코러스가 어울어지는 사비 부분은 이 곡의 백미로 꼽힌다. 제이는 듀엣으로 무대에 오를 때면 편안하고 든든하다며 후배 이정과 언제든 다시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했다. 두번째 곡 <시간은…다 닳게 하니까> 도 <눈물로> 에 뒤지지 않는다. 첫 곡에서 화음에 무게를 실었다면, 이 곡은 제이가 강점을 보여온 전통 R&B 리듬에 충실했다. 눈물로> 시간은…다>
두 곡은 오는 9월 선을 보일 6집 정규앨범의 맛보기다. 제이는 이번 디지털싱글을 통해 자신이 음악적으로 나아가야 할 바를 확고히 정한 듯했다. “음악적으로 제일 힘들었을 때가 1집을 준비할 때였어요. 당시에는 파워 풀한 댄스가수로 포장되면서 ‘여자 유승준’으로 불리웠거든요. 노래 연습하고 싶은데, 춤 연습으로 하루를 다 보내면 녹초가 됐죠. 내가 원하지 않는 음악을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R&B는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음악이에요. 좀 더 보여드릴 것이 많아요. 이제 자신 있어요.”
제이는 미국에서 오래 살아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이미 한국 정서를 온몸으로 체득했다. 속정을 주는 것도 배웠고, 심하게 튀거나 나서는 것이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 “11년 동안, 이해하지 못하는 것 투성이었어요. 이제는 미국으로 가면 내가 진짜 한국사람이 됐구나 싶어요. 특히 성격이 급해졌다는 걸 느껴요. 식당에 가서 음식이 조금이라도 늦게 나오면 재촉하는 게 영락없는 한국 사람이라고 주변에서 놀려요.”
김성한 wing@hk 기자 wi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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