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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경제위해 과거 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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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경제위해 과거 털었다

입력
2007.06.1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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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웬 밍 찌엣 베트남 주석이 18일 미국 방문길에 나섰다. 베트남 최고 지도자가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베트남전에서 미국이 패전(1975년)한 후 32년 만이다.

찌엣 주석은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 월스트리트를 방문하고, 양국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무역 및 투자에 관한 기본협정에 서명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미국식 자본주의도 배워 베트남 경제에 가속페달까지 넣겠다는 계산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 질곡처럼 뒷다리를 잡아왔던 구원(舊怨)을 훨훨 털어버리는 셈이다.

미국은 그동안 대통령까지 나서 여러 차례 베트남에 러브콜을 넣었다. 1995년 베트남과 수교한 뒤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지난해 1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경제 재제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2005년 행정 책임자인 판 반 카이 총리만 미국을 방문했을 뿐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주석의 미국 답방은 미뤄왔다.

찌엣 주석은 100여명의 경제인들과 함께 미국의 경제 수도인 뉴욕을 방문함으로써 역사적인 미국 일정을 시작한다. 22일에는 워싱턴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경제협력방안 등을 논의한다.

찌엣 주석은 뉴욕 도착 후 동행한 기업인들과 함께 자본주의 상징인 월스트리트의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방문, 베트남이 미국 자본주의 체제를 배우겠다는 의지를 보일 예정이다.

보험사인 AIG와 베트남 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하는 베트남 금융ㆍ투자포럼에 참석, 100여명의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과 대화할 예정이다. 이밖에 GE 본사를 방문하고, 베트남은행과 시티그룹, 하노이 증권거래소와 나스닥 사이의 교류 협정 조인식에도 참가한다.

미국과 베트남의 기업인들은 뉴욕에서 각종 경제협력 계약을 맺을 계획인데, 특히 보잉 항공기 도입 계약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찌엣 주석은 뉴욕 체류 중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만날 계획이다.

찌엣 주석은 21일 워싱턴에 도착해 미 의회 지도자들과 면담하며 이튿날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측은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무역 및 투자에 관한 기본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찌엣 주석의 이번 방미에는 베트남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는 미 의회지도자들과 국제 인권단체, 미국에 거주하는 반체제 베트남 단체 등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트남측은 찌엣 주석의 방미에 앞서 10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반체제인사 2명을 석방하는 등 인권단체를 달래는 조치를 취했지만 인권운동가들은 생색용 석방에 불과하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베트남이 올들어 반체제 인사들을 무더기로 체포해 수감한데 대해 이들의 전원 석방과 일부 가택 연금된 종교 지도자들의 연금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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