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확산과 함께 초고속 성장세를 이어왔던 미국의 온라인 판매업이 최근 크게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25% 이상 증가했던 온라인 평균 매출액이 지난해엔 부문별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는가 하면, 온라인판매에 주력했던 일부 업체들은 거꾸로 오프라인 판매망을 강화하는 등 온ㆍ오프의 반전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7일 ‘온라인판매업 성장동력 상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온라인 판매업이 전체 소매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지만, 성장세는 이미 정점에 이른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진단을 내놨다.
신문에 따르면 온라인 판매업의 성장 둔화는 서적과 공연티켓, 사무용품 판매 등 온라인판매 주력업종에서 두드러졌다. 서적의 경우 지난해 판매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39%였으나, 올 전망치는 11%로 예상된다. 공연티켓이나 사무용품 판매액 역시 전년 각각 41%, 48% 성장했으나, 올해엔 각각 25%, 1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대표적 온라인 판매업체인 이베이의 1분기 판매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델 컴퓨터 역시 미국과 캐나다, 남미를 포괄하는 1분기 온라인 판매는 전년에 비해 거의 늘지 않한 것으로 파악됐다.
성장이 둔화하면서 컴퓨터 온라인 판매에 주력했던 델 컴퓨터는 월마트 등에 제품을 대량 출하하기 시작했다. 또 대표적인 온라인 여행사인 ‘익스피디아’의 경우, 호텔로비 등에 설치하는 오프라인 여행상품 판매부스를 최근 3배 이상 늘렸다.
미국의 온라인 판매업 성장둔화의 배경은 올해 예상 매출규모가 1,160억 달러, 전체 소매매출의 5%에 이르는 등 관련 산업이 이미 성숙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온라인 쇼핑 배송료의 인상 및 인터넷 이용자들의 피로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지적됐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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