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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가뭄' 은행들 목이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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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가뭄' 은행들 목이 탄다

입력
2007.06.1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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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전통적인 수익원인 이자수익을 낼 ‘실탄’(꿔줄 돈)이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이다. 전보다 높은 이자를 쳐주고 예ㆍ적금을 모으자니 부담이고, 채권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를 찍을라 치면 곳곳에서 경고가 쏟아진다.

탈출구도 마땅치 않다. 올들어 대폭 늘린 중소기업대출에는 ‘기준을 강화하라’는 감독당국의 독려가 거세다. 어디다가 하소연을 하자니 자업자득이라는 비판이 돌아온다.

“지난 수년간 기를 쓰고 늘린 주택담보대출에 은행들 스스로 발목을 잡힌 셈”이라는 지적이다.

1분기 대출 비중 사상 최고

주요 시중은행들의 1분기 예대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예대율이란 예금에 대한 대출의 비율로 최근 예금에 비해 대출 비율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1분기 예대율은 100.2%로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통합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자산을 늘린 우리은행 역시 105.6%로 창립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경제학 교과서들은 은행이 예금 지불 요구에 대비하려면 예대율은 80% 선에서 억제하는 것이 건전하다고 말하고 있다.

높은 예대율은 대출은 계속 느는데 밑천이 되는 예금은 CMA나 펀드 등으로 빠져나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적금은 적립식 펀드로, 수시입출금예금은 CMA로, 정기예금 역시 펀드로 이동하는데 요즘은 특판 상품을 내놓아도 자금이 몰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붙은 예금유치 경쟁

최근 거의 모든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5.0%를 넘고 있다. 예금을 한 푼이라도 더 끌어보려는 계산이다.

SC제일은행의 더블플러스 통장은 이 달부터 영업점장 전결 우대한도를 0.6%포인트 높여 최고 연 5.30% 이자를 준다. 외환은행의 ‘예스큰기쁨예금’은 연 5.20%, 신한은행의 ‘파워맞춤정기예금’은 연 5.10% 등이다.

은행 관계자는 “갈수록 고객들이 금리에 민감해져 경쟁적으로 금리를 높이고는 있지만 결국 제살깎기 아니냐”고 말했다.

은행들은 또 CD와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지만 금융감독당국의 시선이 따갑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시장수급 여건에 민감한 CD와 은행채 비중이 높아지면 은행의 자금관리가 어려워지고 관리비용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기대출도 주춤

올들어 주택담보대출 규제 이후 급증했던 중소기업 대출도 최근 주춤하고 있다. 국민 등 6개 시중은행의 중기대출은 3월 이후 지난달까지 월평균 5조3,881억원에 달했지만 이 달 들어서는 2주간 증가 규모가 5월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조2,507억원 수준이다.

이는 금감원이 중기대출의 부동산 시장 유입 여부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선 데다, 시중은행들도 부동산, 건설, 음식ㆍ숙박업 등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경기 민감 업종에 적용하는 대출 가산금리를 0.3%포인트 인상했고 이번 주부터 지점장 전결로 늘려줄 수 있는 소호(SOHO) 대출 한도를 종전의 절반으로 축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겪는 어려움은 지나치게 비중을 높인 주택담보대출에 발목을 잡혀 영업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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